[신차 드라이브]BMW `Z4` 로드스터

날씨는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완연한 봄이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꽃길도 좋지만, 차를 좋아하는 남자라면 오픈카를 타고 흩날리는 벚꽃 잎을 가로지르는 `벚꽃엔딩`을 꿈꿀 것이다. 이 같은 욕망을 충족시키기에는 BMW의 `Z4`가 안성맞춤이다. Z4 최상위 모델인 `s드라이브 35is`를 통해 BMW 대표 로드스터의 넘치는 힘을 체험했다.

[신차 드라이브]BMW `Z4` 로드스터

2인승 오픈 스포츠카인 Z4는 말 그대로 달리기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이 모델에는 배기량 2979㏄에 트윈터보 기술이 적용된 직분사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340마력에 달하는 최고 출력과 45.9㎏·m의 토크를 발휘해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느낄 수 있는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제로백은 4.8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 고속도로 요금소를 벗어나 스포츠 주행 모드로 체험해 본 제로백은 더 짧게 느껴졌다. 급가속 시 온 몸이 뒤로 제쳐지며 튕겨나가는 느낌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Z4는 BMW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운전의 즐거움`도 잘 표현한다. Z4는 `노멀` `스포츠` `스포츠+`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드라이빙 익스프리언스 컨트롤을 탑재해 네 바퀴가 모두 개별적으로 차량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최적의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운전자가 각각의 모드를 직접 세팅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실내 디자인도 운전자의 주의와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운전에만 신경을 쓸 수 있도록 장식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시동 버튼 오른쪽으로 배열된 네 개의 공조시스템 컨트롤러는 직관적이며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다. 하단의 오디오 시스템도 별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지 않고 재생 기능에만 충실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80GB 용량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내장하고 USB와 AUX 단자를 통한 MP3 음악 재생과 DVD 시스템 등 보이지 않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강력하다. 시동을 켜면 오픈되는 8.8인치 내비게이션만 아니라면 운전석에 오르는 순간 앞에 펼쳐진 도로를 달리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기에 충분하다.

Z4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전동식 하드톱을 여는 순간 드라이빙의 재미가 더욱 배가됐다. 경량 알루미늄 재질의 하드톱은 열고 닫는데 20초의 시간이 걸린다. 전자 유압 방식으로 시속 40㎞/h 이하에서는 주행 중에도 개폐가 가능하다. 따뜻한 햇빛과 바람을 느끼며 주행하더라도 의외로 조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옆에 앉은 사람과 낮은 목소리로 얘기를 주고받는 데 큰 무리가 없다.

Z4의 외관 디자인은 남성의 근육을 상징하는 듯한 역동성을 자랑한다. 이미 레드닷 어워드와 미국 IDEA 수상 등으로 검증받은 매력은 도심에서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앞부분이 길고, 운전석을 포함한 뒷부분이 짧은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디자인 양식을 따랐다는 점에서 부족한 트렁크 공간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BMW는 최근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그릴 디자인 등을 부분 변경한 `뉴 Z4`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새 모델은 우리나라에 6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그 때쯤이면 Z4를 향한 상남자(?)들의 심장박동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릴 것 같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