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음악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한다. 대형매장에서 마케팅을 목적으로 음악을 틀지만 저작권 인접권자에게 공연보상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잇따른데 따른 후속 조치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연보상금을 놓고 법정 갈등이 심화되자 이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법률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 관계자는 “저작권법을 개정함으로써 음반제작자와 공연자에게 적절한 공연보상금을 지급해 음악 생태계를 조성하고 공정 이용을 활성하자는 게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저작권법은 국제적 상호 조약과도 연계된 만큼 이를 반영한 법률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법률 개정의 초점은 가수나 음악단체들이 공연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규정한 저작권법 29조 2항이다. 법원이 `판매용 음반`으로 규정한 이 문구를 놓고 스타벅스와 현대백화점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디지털 음원은 판매용 음반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법원 판결의 취지다.
29조 2항은 청중이나 관중에게 공연의 별도 대가를 받지 않으면 판매용 음반이나 영상저작물을 재생해 공연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대통령령으로 예외를 둬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일정규모를 갖춘 사업체는 공연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당초 이 규정은 음악을 공공에게 틀 경우 그에 따른 공연보상금을 음반제작자와 가수 등에게 지급하도록 한 것”이라며 “하지만 기술발달로 디지털 파일을 통해 음악을 트는 사례가 늘면서 판매용 음반의 법적 해석을 놓고 대립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법이 제대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갈등만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한 저작권 전문 변호사는 “최근 판결은 저작권법에 1980년대식으로 판매용 음반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보다 앞서 저작권법을 만들었던 일본도 이미 해당 규정을 삭제해 갈등의 소지를 없앴다”며 “우리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매장내 음악 공연 관련 쟁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