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 어젠다인 창조경제를 선도할 미래창조과학부의 올해 창조경제 관련 예산이 사실상 `제로(0)`로 확정됐다. 새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강조하지만 예산이 없어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2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미래부가 추가경정(이하 추경) 예산 편성 과정에서 창조경제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300억원의 예산을 추가하려 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논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정부 예산 중 창조경제 사업 예산이 전무한 만큼 추경 예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묵살된 셈이다.
미래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 예산에서도 창조경제 기반조성 예산 항목은 제외됐다. 올해 창조경제를 위한 미래부의 사업 예산이 전무하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미래부 추경 예산은 정부의 추경 예산 편성 사유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300억원의 추경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건 아쉽다”고 밝혔다.
국회도 우려감을 표시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미래부가 편성한 추가 경정 예산으로 보면 미래부의 창조경제를 위한 사업 예산은 전무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미래부 창조경제기획관을 비롯해 실무조직은 예산 부재로 올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미래부가 다른 추경 예산을 포기하더라도 창조경제 기반조성 사업 예산을 확보해야 했다”고 미래부의 자세를 비판했다.
이는 정부가 추가 경정 예산 편성을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을 맞춘 것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창조경제 기획 등 기반조성이라는 중장기 과제보다 당장의 성과가 가능한 일자리 지원에 매몰한 결과라는 것이다.
미래부는 물론이고 새 정부의 창조경제 행보가 시작부터 삐걱거릴 수밖에 없게 됐다.
창조경제 구현에 앞장서야 하는 부처인 미래부가 당장 시급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창조경제 추진력이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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