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창조경제, DB공유경제로 이끌어야 한다

하루 최대 52억 건의 메시지가 전송되는 카카오톡. 단순 메신저 서비스로 시작된 이 애플리케이션은 순식간에 다양한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최강의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잘 만들어진 이 플랫폼 덕분에 게임, 이모티콘, 선물하기 등 많은 콘텐츠가 소위 재미라는 것을 봤다. 플랫폼과 제휴 개발사들이 의기투합해 콘텐츠 저작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

서강수 한국데이터베이스(DB)진흥원장
서강수 한국데이터베이스(DB)진흥원장

`유튜브에 올렸을 뿐인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백악관과 청와대에 당당히 초청받는 유명인사가 된 가수 싸이도 소셜 플랫폼을 똑똑하게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두 사례가 빚어낸 열풍은 `융합`과 `창조`, `기술`과 `서비스`가 결합돼 만들어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베이스(DB)간 융합과 이를 통해 창출되는 새로운 서비스, 여기에 `플랫폼`이라는 기반이 수반되었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폭발력을 발휘한다.

생산자가 만든 DB를 필요한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파는 이른바 `DB 공유경제`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애플, 구글 등 세계적 기업은 정보 공유를 통해 새로운 산업, 즉 플랫폼을 이용한 공유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고사성어 중 `장룡와호`라는 말이 있다. 숨어 있는 용과 누워 있는 범이라는 뜻인데, 사나운 기세를 움츠리고 있는 DB와 플랫폼의 파급력을 이 단어로 빗댈 수 있겠다.

지금과 같은 스마트 시대에는 DB도 중요하고, 플랫폼도 중요하다. 결국 누가 더 많은 고품질의 콘텐츠와 DB를 확보하고, 이 콘텐츠를 통합된 하나의 플랫폼으로 유통시키느냐, 그리고 잘 만들어진 플랫폼 위에 다양한 DB를 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DB에 목말라 있고, 좋은 DB를 보유한 서비스 기업들은 공정한 DB 거래 환경과 새로운 유통 판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라도 DB 공유경제의 생태계 조성은 당연히 해야 마땅한 일이다.

DB진흥원은 DB오픈마켓인 `DB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SK텔레콤에 이어 KTH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DB와 플랫폼이 만나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상권 분석 서비스 등 DB 매시업이 가능한 플랫폼을 통해 DB 유통 시장을 확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KTH는 여러 DB들을 구매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DB API 유통 플랫폼을 제공한다. DB상품을 수집, 공유하고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공동 마케팅도 진행하며, 영세한 DB서비스기업이 매시업이나 API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DB가 다양한 유통 채널로 거래되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조하고, 나아가 고품질의 맞춤형 DB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게 된다. 유통 플랫폼과 DB의 만남은 필연적인 시대의 요구다.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DB서비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보다 건전한 DB 유통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반면에 한편에서는 거대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또 다시 권력이 집중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기업은 중소 DB서비스 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희생과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 거대 유통 플랫폼사와 중소 DB서비스 기업 간의 조화로운 균형을 위한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DB진흥원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이 수반된다면 DB 활용을 통한 공유경제는 다시 한 번 지구를 강타할 강력한 킬러 콘텐츠를 탄생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서강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sks2000@kdb.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