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웃고, 통신사 울고.`
통신사와 제조사의 실적과 이익률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적인 스마트 혁명에 효과적으로 적응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며 실적을 높여갔다. 반면에 통신사는 스마트폰과 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기존 음성 시대보다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통신사 실적 악화는 인위적 요금인하 등 제도적인 문제와 보조금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선자와 LG전자 영업이익률이 지속 상승하는 반면에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 영업이익률은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중반 통신사 영업이익률은 20%대에 이르렀고, 제조사는 10%에도 못 미쳤다. 스마트 혁명이 불어 닥치며 단말기는 스마트폰 위주로, 통신시장은 음성에서 데이터 위주로 재편되는 변화가 일어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은 2010년 이전에는 영업이익률이 두 자리 수에 턱걸이 하는 수준이었지만, 갤럭시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등의 글로벌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률 19.8%를 기록하며, 20%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4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2분기에는 무난히 영업이익률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옵티머스G를 시작으로 옵티머스G 프로 등 전략 스마트폰이 성공을 거두면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는 4.1%까지 올랐다.
반면에 통신사는 영업이익률이 속절없이 떨어졌다. SK텔레콤은 2007년 이전에 20%가 훌쩍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15%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에 14.4%로 하락했고, 지난해는 10.8%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10.0%로 간신히 두 자리 수를 턱걸이 했다.
KT 영업이익률 역시 2011년 8.2%, 2012년 5.1%로 낮아졌다. LG유플러스 영업이익률도 한 자리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통신사 실적이 악화된 것은 보조금 경쟁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정부가 수년째 요금인하 압박과 규제를 가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기본료 인하는 물론이고 요금제를 만들 때도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단적으로 미국 버라이즌과 AT&T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인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데이터 기반 요금체계를 전면 도입했지만, 국내는 정부가 요금제에 관여해 변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사 수익성 악화는 중장기 투자여력 약화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 제조사·통신사 분기별 영업이익률 추이(단위:%)
자료 : 각사 종합(삼성전자 2011년 실적은 조직개편 이전 정보통신부문)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