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자동차 산업 및 시장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의 자동차 산업 보호 정책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차세대 친환경 및 스마트카 기술 개발이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유일 자동차 리서치 및 컨설팅 전문업체인 비엠알컨설팅 이성신 대표가 매주 1회 국내외 자동차 산업의 핵심 이슈와 그 배경을 돋보기처럼 해부한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HEV) 출시를 가속화하고 생산 거점도 자국 내에서 미국, 중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독일 등 유럽 업체들이 올해부터 전기차(PHEV 포함) 출시를 본격화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도요타는 현재 22개인 HEV 모델을 2015년까지 총 40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혼다도 현재 소형차 8개 모델에 중형차 10개 모델을 추가하는 외에 대형차용 3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전기차에 주력해 온 닛산마저 현재 대형차 2종에 중형차 5종을 추가하고, 향후 모든 인피니티 신모델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제공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자동차 업계는 HEV 생산 거점을 미국과 중국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도요타는 2015년부터 미국과 중국에서 핵심 부품을 포함한 HEV 일관 생산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혼다는 올 가을부터 미국에서 어코드 HEV를 생산할 예정이며, 중국에서는 작년 말 피트 EV 생산에 들어간 데 이어 인사이트 HEV 등의 현지 생산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전략은 세계 HEV 시장이 2012년에 132만대로 전년대비 32% 급성장한 데 이어 2020년 440만대, 2030년 86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2년 현재 14만대 규모에서 점진적으로 성장해 2030년께나 500만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게다가 HEV 시장 확대 및 누적 판매량 증가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한층 강화됐다는 점도 또 따른 요인이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말부터 에코카 보조금 3000억엔을 지원해 HEV 등 고연비차 300만대 이상의 수요를 창출했다. 이에 힘입어 도요타는 HEV 누적 판매량이 올해 3월 말 500만대, 혼다는 작년 9월 말 100만대를 각각 돌파했다.
특히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확대하는 것은 미국의 HEV 보급 대수가 2012년 말 229만 대로 2년 동안 34% 증가한 데다, 2030년 HEV 판매 비중이 20%에 육박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 생산 거점 확보는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 자동차 정책이 전기차 위주에서 HEV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시장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점과 연계돼 있다.
요컨대 일본 업체들은 현재 주도하고 있는 HEV 시장 장악력을 더욱 높여 세계 그린카 시장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경쟁국 업체들의 대응 전략과 그에 따른 글로벌 업체들 간의 그린카 패권 경쟁 양상과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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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비엠알컨설팅(파이크리서치, LMC오토모티브, 후지경제연구소, 골드만삭스 전망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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