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제조업 `유턴`-이래서 국내로 유턴했다

제조업 유턴 유행인가 필연인가

[이슈분석]제조업 `유턴`-이래서 국내로 유턴했다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A사는 올 연말까지 중국 남경에 위치한 생산 시설을 완전 철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천진 공장 생산 시설을 40% 가량 축소했다. 대신 다음달 경기도에서 신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A사는 남경과 천진 외에 중국 동관에서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직은 동관이 주력 생산기지다. 경기도 공장이 정상 궤도에 접어들면 비중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A사는 한국에서 좋은 입지만 확보하면 국내 공장을 더 늘릴 방침이다.

A사로서는 중국 진출 10년만의 유턴 시도다. 회사가 단계적인 국내 복귀를 결정한 것은 한국이 중국보다 경영 환경이 좋다는 판단에서다. 인건비 자체보다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인력, 우수한 수출 여건이 유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A사는 자사 생산 라인에 익숙한 숙련 인력이 지속적으로 근무하길 원했다. 회사에 필요한 인력은 고급 전문가보다는 숙련된 근로자였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에 비해 `손 바뀜(인력 이동)` 현상이 심했다. 춘절 같은 중국 명절 때만 되면 고향에 갔다가 예고 없이 복귀하지 않는 직원들이 많았다. 수시로 직장을 옮기는 직원들도 적지 않았다.

아직은 중국의 인건비가 한국에 비해 낮지만 고용 변수는 악재였다. 그나마 인건비도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한국의 투명하고 신속한 수출 지원 제도도 중국에 비해 우수했다. 단순 비용을 떠나 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한국이 더 유리하다는 결론이었다.

그렇다고 유턴을 서두르진 않았다. A사는 남경 공장을 철수하기 위해 2년 반 넘게 준비했다. 한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차단하려 기존 중국 공장 세 곳 중 한 곳은 그대로 유지했다.

A사 관계자는 “생산 시설 이전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폭넓은 검토와 준비 과정을 거쳐 유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