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조경제와 더불어 벤처 활성화가 정부 주도 아래 화두가 되고 있다. 아직은 창조경제에 대한 분명한 공감대가 이뤄진 것 같지는 않지만 정보기술(IT) 기반 융합이 한 축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 전 미래모임 세미나에서 창조경제를 `창조적 경제(Creative Economy)`보다는 `경제의 창조(Creation of Economy)`로 해석하면서 플랫폼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을 들었다. 애플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플랫폼 비즈니스를 가장 잘 활용한 기업이었다는 평가가 곁들여져 무릎을 쳤던 기억이 있다. 혁신적 플랫폼이 제공되고 초기 활용을 통한 파트너 주도의 생태계(Ecosystem)가 생성되면 가치의 확대 재생산을 통해 대규모 시장으로 발전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다. 제조업 중심의 플랫폼에서 눈을 돌려 재래 서비스의 온라인 플랫폼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미래포럼]전통 서비스산업에 IT를 덧입히자](https://img.etnews.com/photonews/1305/426899_20130514190643_437_0007.jpg)
인터넷 활성화는 이미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초기의 정보 접근 및 공유의 편리성이 이제는 우리의 생활 일부가 되면서 산업 생태계를 바꿔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행 산업을 들 수 있다. 기존의 여행 시장은 지역 중심의 유통 시장이었다. 소비자는 근처 지역 여행사에 여행 상품을 문의하고 여행사는 타 지역 호텔, 항공 등을 알선하고 유통 마진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고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추세다. 재래 여행사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여행 시장의 온라인화는 다른 한편으로 여행사에 더 많은 고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여행사의 발 빠른 변화와 투자를 요구했다. 여기에서 서비스 플랫폼의 필요성이 나타난다.
온라인화라는 시장 변화를 개별 중소기업이 대처하기 보다는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 위에서 중소기업이 파트너로서 각자 역할을 수행한다. 더 나아가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을 창출해 나간다면 또다른 대규모 시장경제가 형성된다.
여행뿐 아니다. 모 통신사 광고에서 몽골출신 남매가 부르는 노래를 배경으로 패드를 들고 나오는 재래시장의 할머니처럼, 재래 서비스와 IT를 융합하는 다양한 수직적 서비스 플랫폼이 요구된다. 이러한 서비스 플랫폼은 소프트웨어(SW)가 중심이 되는 SW융합이 될 것이다.
해외에서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은 대부분 앞선 시각과 도전의식을 가진 작은 벤처에서 시작했다. 앞서 예를 든 여행 시장은 2초에 한 건씩 예약이 이뤄진다는 자택 대여서비스, 사용 후기를 기반으로 호텔 등을 소개해 주는 사이트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후자는 2000년에 시작해 몇 번의 인수합병(M&A)을 거쳐 현재는 시가총액 4조원대 독립 회사로 성장했다. 서비스 유통 플랫폼 투자에 대한 비전을 보여 준다.
마지막은 벤처 활성화 관련 이야기덧붙이겠다. 얼마 전 디자인 공모라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한 젊은 벤처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미국에서 학부를 나온 재원이었는데 친구들과 창업을 하겠다고 하자,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어려웠다고 한다. 벤처활성화를 주창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벤처 창업을 적극 찬성할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얼마 전 미국에서는 스탠포드 대학생 10여명이 휴학을 하고 벤처기업에 합류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2000년 벤처 활성화 당시 지원책 다수가 사라졌다`는 기사와 `세제혜택 등 벤처 생태계 단비 절실`이라는 기사가 며칠 간격으로 실렸다. 벤처활성화가 국민 모두의 기대어린 미래가 되기 위한 분명하고도 확실한 후속 작업이 하루 빨리 현실화하고 활성화하길 기대한다.
조규진 라온랩 대표 kyucho@laon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