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영국 정부 간 탈세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탈세 문제와 관련 잘못이 없다는 견해를 밝히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기업들은 세금을 정확히 내야 한다”고 구글을 압박했다.
21일 데일리 미러와 AFP에 따르면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전날 슈미트 회장 등 경제 자문단과 만나 낮은 세율로 혜택을 보는 기업들은 그 대가로 세금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영국에서 세금 회피 논란에 휩싸인 구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글은 지난 2011년 영국에서 32억파운드(약 5조4400억원)의 돈을 벌었으나 법인세로 600만파운드(약 100억원)만 냈다. 광고 매출을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유럽 본부로 돌리는 방법을 통해 세금을 회피했다고 영국 정치권은 판단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구글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영국은 낮은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이를 제대로 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자국령 조세회피처에도 서한을 보내 세금 정보를 공유하고 탈세 문제를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전날 슈미트 회장은 세금 납부를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문제가 쉽사리 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슈미트 회장은 영국 신문 옵서버에 “구글은 언제나 옳은 일을 하기를 열망해왔다”며 “경제가 어려울 때 법인세는 뜨거운 주제이지만 세법을 정하고 개혁하는 것은 정치인이지 기업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방어했다.
올해 주요 8개국(G8) 의장국인 영국은 내달 17∼18일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기업의 조세 회피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