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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도요타)
#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 쓰쓰미공장. 지난 22일 기자가 찾은 쓰쓰미공장은 최근 엔저에 따른 수익 증가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차분했다. 97%의 공정이 자동화된 용접 공장과 조립 공장 등을 통해 `프리우스`가 순조롭게 출하되고 있었다. 1, 2라인을 합쳐 하루에 1600여대의 차량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1970년 설립된 쓰쓰미공장은 도요타 하이브리드카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또 도요타 생산 방식과 노하우를 해외 공장에 전파하고 지원하는 마더 플랜트의 역할을 한다. 특히 2011년 도요타가 1달러당 75엔~80엔에 육박하는 사상 유례없는 `초엔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전진기지였다.
도요타는 지난해 975만대를 판매, 글로벌 자동차 시장 1위를 탈환했다. 또 올해 991만대를 판매해 1위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힘입어 수익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는 최근의 수익성 회복이 초엔고 당시 체질 개선의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고키 고니시 도요타 상무는 “2013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이익 중 엔저에 따른 효과는 10% 미만”이라며 “수익의 대부분은 생산 혁신, 생산 증대, 원가 절감 및 생산 합리화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의 생산 혁신 중 핵심은 2010년 이후 본격화된 해외 생산 확대다. 도요타는 2010년부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0년 53.6%로 과반을 처음 돌파한 해외 생산 비중은 지난해 56.3%까지 확대됐다. 또 올 1분기에도 57.6%로 지속 상승 중이다.
이를 통해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국내외 공장이 유기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함께 구축했다. 실제 쓰쓰미공장을 비롯한 자국내 공장은 해외 공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도요타에 따르면 쓰쓰미공장은 영국, 터키, 중국, 미국 등의 글로벌 생산 기지를 지원한다.
도요타는 2014년까지 일본내 생산 능력을 300만대 수준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대신 해외 생산은 2015년까지 680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10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생산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셈이다.
해외 생산 확대와 함께 도요타는 부품 공용화가 용이한 플랫폼 단순화, 해외 부품 수입 확대 등의 추가 조치로 엔고 위기에 대응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화하고, 최근 엔저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도요타 경쟁력은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고니시 상무는 “엔저는 물론이고 엔고 등 외부 상황 변화에 상관없이 좋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것이 도요타의 가장 큰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의 초엔고 위기 극복 사례는 최근 원화 강세에 놓인 현대·기아차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도요타의 글로벌 생산 전략을 참고해 공장 간의 역할 분담과 연계 등을 망라한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나고야(일본)=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