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기 특허 유지한 중소기업, 역으로 日 시마노에 "특허 침해 소송 제기"

자전거·전기스쿠터 변속기 핵심 특허를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이 일본 시마노와 특허 무효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다. 시마노를 상대로 2조원대 특허 침해 소송을 제소해 귀추가 주목된다.

엠비아이는 지난 달 시마노가 미국 연방고등법원에 제기한 `자전거 속도 변화 장치`에 대한 특허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엠비아이는 역으로 24일과 27일 중국과 네덜란드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소해 공격적으로 분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엠비아이는 10여년간 연구개발(R&D)에만 전념한 회사다. 1999년 12월 자전거나 전기 자전거, 전기 스쿠터 부품으로 사용되는 내장형 변속기 특허를 우리나라·유럽·일본·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출원했다. 유혁 엠비아이 대표이사는 “시마노는 유사 특허를 3개월 뒤에 출원했다”며 “해당 기술은 기존 변속기에 비해 마찰 소음이 적고 변속 시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엠비아이와 시마노 특허 분쟁은 2008년 엠비아이가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시마노가 특허 침해를 했다며 약 1조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소한 것으로 시작됐다. 당시 독일 법원은 시마노 특허가 엠비아이 기술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내렸다. 특허를 문언적으로 침해하지 않았으면 동일 기술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엠비아이 패소 후 시마노는 역으로 일본·중국·유럽·미국 등에 엠비아이 특허가 무효라는 특허 무효소송을 동시에 제소했다. 그러나 엠비아이는 4월 27일 미국을 마지막으로 주요국에서 모두 특허를 유지하게 됐다.

엠비아이는 특허 유지 판결을 발판으로 중국과 네덜란드 등 시마노 주요 판매시장에 특허 침해 소송과 손해배상액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중국 8000억원, 네덜란드 1조3000억원으로 총 2조원 규모 특허 소송이다. 유 대표이사는 “엠비아이가 매출은 없지만 시마노 시장 점유율과 해당 변속기가 탑재된 제품 판매량 등을 고려해 2조원 규모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판결이 중국과 네덜란드 법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되고 있다. 엠비아이 측 한 소송대리인은 “독일과 달리 중국과 네덜란드 법원은 기술 효과가 유사하면 침해로 보는 균등론적 권리 범위를 인정하기 때문에 특허권자에 유리하게 진행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특허 전문가는 “특허 유·무효 판단과 특허 침해 판단은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특허가 유지된 국가에서는 특허 침해 소송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엠비아이 시마노 간 특허 분쟁 진행 상황

변속기 특허 유지한 중소기업, 역으로 日 시마노에 "특허 침해 소송 제기"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