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밀양 송전탑과 원전 불량부품 사태로 인해 지난 3월 출범 후 2개월여 만에 첫 위기를 만났다. 윤상직 장관의 위기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산업부는 현 정부 초기 타 부처가 지각 출범하는 사이 실물경제 주무 부처로 행정 공백을 메웠다. 윤 장관도 제값받기, 투자확대 등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화두를 선점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으로 사회적 논란이 확산된데 이어 28일 원전 불량부품 사태까지 터지자 산업부 내에 긴장감이 형성됐다. 산업부 직원들은 2011년 9·15 정전 대란을 겪은 후 일종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에너지 이슈에 더욱 민감하다.
이에 산업부는 다음달 1일 직원 단합 차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체육대회를 취소했다. 오래 전 준비한 행사였지만 외부에 부적절한 행사로 오인될 수 있는 만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윤 장관도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바쁘게 움직였다. 해외 출장 중이던 윤 장관은 29일 조기 귀국했다. 28일(현지시각) UAE 원전 착공식에 참석한 윤 장관은 29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OECD 각료회의와 WTO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윤 장관은 프랑스 일정을 과감히 취소하고 조기 귀국을 택했다. 통상장관회의 등에는 최경림 통상 차관보가 대참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이날 낮 인천공항 도착 즉시 국회로 이동, 밀양 송전탑 사태 등을 논의하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통상·에너지소위에 참석했다. 이어 삼성동 한국전력거래소로 자리를 옮겨 원전 가동정지로 인한 전력난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는 잠잠하다가도 한번 사고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부처 직원 모두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 출신 인사는 “산업부는 업무영역이 넓어 돌발 상황이 일어날 여지가 많다”며 “문제 발생시 조기 진화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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