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검찰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3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나와 우리 그룹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태는 나의 잘못과 부덕의 소치”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여러분이 느꼈을 혼란과 실망을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그룹 성장을 위해 밤낮없이 달려온 임직원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주위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받게 했다는 생각에 미안할 뿐”이라고 사과했다. 이 회장이 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그룹 출범 당시 6000여명에 불과했던 임직원이 4만여명으로 늘었고, 이렇게 성장하는 사이 최고 경영자로서 느낀 무게와 책임감도 그만큼 컸다”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절실했던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취해졌던 각종 조치들 중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내가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 과정에서 나를 도와준 임직원들의 과오가 있다면 그 또한 나에게 책임이 있다”며 모든 책임을 짊어질 뜻을 나타냈다.
이번 사태로 경영 차질이 빚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CJ그룹은 회장인 나 개인의 것이 아닌 여러분의 것으로, 이번 사태로 여러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뒤 “개인의 안위는 모두 내려놓고 우리 CJ와 임직원 여러분의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본사와 쌍림동 제일제당센터, 장충동 경영연구소 등에 이어 29일에는 이 회장의 장충동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이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르면 이달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