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창조경제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에서 찾자

혁신적 스타트업 창업과 중소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그 시작점이 되는 엔젤투자를 활성화하고자 2012년 10월 한국엔젤투자협회가 발족했다. 대부분 창업 초기기업이 겪는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엔젤투자 활성화를 통해 해소하고, 혁신적 창업 활성화를 통해 국가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목표가 `창조경제`라는 슬로건 하에 다양한 혁신정책으로 구현되고 있다.

[ET단상]창조경제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에서 찾자

지난 5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도 이러한 정책 목표를 구현하려는 정부의 노력과 의지가 반영돼 있어 엔젤투자 업계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창업은 서너 번 실패를 거쳐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모바일게임으로 유명한 핀란드 앱 게임 개발업체 로비오는 `앵그리 버드`라는 게임을 만들기까지 수십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벤처창업은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은 관계로 은행에서는 융자도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한 번 실패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어 창업 기업에는 언제나 자금의 어려움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은 오래전부터 엔젤투자로 자금을 조달한다. 미국 엔젤투자는 벤처 투자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는 엔젤 투자비중이 전체 벤처투자의 2% 정도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엔젤시장이 이렇게 작은 것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 투자자와 기업 간 신뢰성의 붕괴가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과거 김대중정부 시절 정부 주도로 벤처붐을 일으켰고, 그 결과 인터넷 강국으로 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창업가와 투자자 간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비전문가에 의한 투자와 이른바 `묻지마 투자` 관행으로 인한 부작용과 도덕적 해이, 투자손실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 그동안 벤처·창업 정책은 비교적 빠른 기간에 관련 산업 및 생태계의 태동·성장에 기여했으나 정부의 직접적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민간의 투자의욕을 근본적으로 제고하지 못한 문제점 등이 지적됐다.

이번 정책은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발표됐다. 기본방향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창업기업 자금조달 구조를 융자 중심 구조에서 투자 중심으로 변경하면서 창업 재도전, 재기가 용이하게 해 실패 경험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둘째, 성장 단계별 맞춤형 투자·회수 시스템의 확충이다. 엔젤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민간자금 유입을 견인하는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고 인수합병(M&A) 활성화, 코넥스 시장 신설 등을 통해 중간 회수시장의 획기적 확충을 유도하고 있다.

셋째, 창업 플랫폼 다양화, 우수 인력의 유입, 기술탈취 방지, 재도전 환경개선 등 인프라 구축을 통하여 벤처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추가적으로 예비 창업자 및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고위험 투자인 만큼 투자활성화를 위해 연간 종합소득공제한도를 한시적으로 100%로 조정하는 획기적인 조치도 향후 검토해볼 만한 과제다. 투자자와 창업자, 그리고 멘토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소통하는 협업의 상설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 발표를 통해 창업 기업과 엔젤 투자자들이 당면하는 여러 문제점을 최대한 해소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과 자금의 선순환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창업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고 엔젤투자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주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gobe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