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ITC 판정으로 최고 20억달러(2조 2000억원)가 넘는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질적 피해와 함께 기업 이미지 손실도 막대하다. 하지만 애플이 항소하면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기까지 최소 1년 반 이상 걸려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투자회사 제프리스 피터 미섹 연구원은 고객 보고서에서 “이 판결이 확정되면 애플은 올 하반기 신제품이 나올 때까지 10억~20억달러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이나 연방항소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지 않으면 매 분기 200만~300만대 아이폰4가 영향을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판매 금지 품목인 아이폰4는 보급형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2010년 나온 아이폰4는 현재 버라이즌과 AT&T에서 약정 조건을 달면 무료로 살 수 있어 여전히 인기가 높다. ITC는 AT&T용 아이폰4만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해 버라이즌용 아이폰4는 그대로 판매된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CFO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아이폰4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1분기 아이폰4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한바 있다. 여전히 아이폰4 판매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IT 전문 컨설턴트 피터 코핸도 이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ITC 판정이 확정되면 아이폰 부문에서만 올해 최소한 10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예측했다.
KGI증권은 1분기 매출을 토대로 올해 730만대 아이폰4가 판매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아이폰4 가격은 450달러로 올해 매출은 33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30%가 미국에서 판매된다고 추산하면 손실은 9억9000만달러 규모다. 이번에 수입 금지 대상품목에 포함된 아이패드2 관련 손실을 계산하지 않아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포천은 투자회사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 진 문스터를 인용해 수입 금지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애플이 향후 2개 분기 동안 매출 1%에 해당하는 8억달러의 손실을 입는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분석이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항소를 하면 항소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수입금지 조치가 유예되기 때문이다.
오세일 인벤투스 대표변리사는 “ITC가 최종 판정을 5번이나 연기한 것처럼, (연방 항소법원도) 항소 판결을 질질 끌 것으로 보인다”면서 “항소 판결까지 1년 반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실제 애플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순·권건호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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