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주체는 정부가 아니다.”
창조경제 창시자로 유명한 존 호킨스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지금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창조경제에 일침을 가했다.
창조경제를 이끄는 리더는 물론 필요하다. 1997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앞으로 창조 산업이 미래를 짊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듬해 설립된 문화미디어체육부(DCMS)는 영국식 창조경제를 지휘하는 부처였다. 창조경제 책임자는 크리스 스미스 장관이었다.
호킨스 대표는 “모든 부처가 참여해 창조경제 TF가 구성된 것”이라며 “영국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끊임없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매핑 데이터라고 합니다. 모든 영국 경제 변화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창조경제 마스터플랜을 세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마스터플랜보다 현장으로 나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정부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것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결국 답은 사람에게 있었습니다.”
창조경제 주체는 창의성을 가진 사람이다. 개인이 될 수도 있고 기업이 될 수도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주체가 정부는 아니라는 것이 호킨스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개인이나 기업을 만나 무엇이 힘들고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들어야 한다”며 “지금 진행하고 있는, 또 앞으로 필요한 정책의 효과는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 핵심은 창의성입니다. 혁신을 창출하는 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스스로 혁신을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정부 본질 자체가 혁신을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죠. 그래서 혁신을 할 수 있는 개인과 기업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창조경제 방법입니다.”
크리스 스미스 장관의 역할은 창조경제를 이끄는 것이 아니었다고 호킨스 대표는 설명했다.
산업 분야별로 현장에 나가 고충을 듣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창조경제를 위해 영국 정부가 한 일이다. 호킨스 대표는 “한국 정부도 24시간 체제로 창조경제 담당자를 둬야 한다”며 “책임을 가지고 창조경제를 지원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창조경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창의성이란 특별한 사람만이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가장 창조적이겠지만 어른도 노력한다면 창의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누구나 창의성을 가진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창조경제 주체는 여기서 나옵니다. 정부 역할은 주체가 창조경제활동을 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해주는 것입니다.”
창조경제를 정부가 주도하면 진정한 주체인 개인과 기업이 소외될 수 있다고 호킨스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창조경제란 큰 틀에서 책임성을 가지면 된다”며 “무엇보다 창의 주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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