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HW)에 이어 소프트웨어(SW)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것입니다.”
10일 가동에 들어간 모바일연구소(R5)에 대한 삼성전자 고위관계자 말이다. R5는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 다섯 번째로 들어섰다. 1980년 종합연구소(R1)를 시작으로 디지털시티에는 연구소가 계속 세워지고 있다.

R5 핵심 프로젝트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픈 주요 이유로 모바일 분야 연구개발(R&D) 인력 확대에 따른 공간 부족을 꼽았다. 하지만 이보다는 R5가 펼칠 혁신 프로젝트에 주목된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R5가 혁신과 창조의 산실이 될 것이라 강조한다.
삼성이 언급하는 혁신과 창조 핵심에 SW 경쟁력 강화가 놓여 있다. R5는 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친다. 실제로 R5에는 최근 인력이 크게 증가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직원이 대거 입주한다. MSC는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각종 미디어·콘텐츠 서비스를 총괄한다. SW 혁신 첨병인 셈이다. 이들 인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스마트TV·스마트가전 그리고 이들 기기 간 연결을 위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킹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다. 이미 갤럭시S4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비디오·게임·러닝·북스·뮤직 5대 서비스를 모은 삼성허브를 삼성의 플랫폼·서비스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풀이한다. 다양한 기기에서 삼성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하는 삼성링크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이곳에서 나온 제품과 서비스로 신시장과 비즈니스 개척에 나선다. 과거 가전시장에서 소니가 했던 것처럼 삼성만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전세계에 심게 된다. 지난해 글로벌 넘버원이 된 휴대폰과 7년 연속 글로벌 1위를 달리는 TV는 이 같은 자신감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애플이 SW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내놓았듯이 삼성도 SW로 무언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가 삼성이 보유한 하드웨어(휴대폰 단말기)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개척자를 추격(Fast Follower)했다면, R5 연구 결과물은 삼성이 `시장 개척자(First Mover)`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신종균 삼성전자 모바일·IT(MI)부문 대표는 “모바일 관련 대규모 특수실험실을 배치했다”며 “창조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R5에는 전자파적합성(EMC) 실험실과 블루투스·와이파이 실험실, 안테나 실험실, 오디오개발실 등을 마련했다.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실내 암벽등반 시설, 스쿼시장, 임산부 전용공간 등 부대시설도 마련했다. 새로운 시도로, 삼성 내부적으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R5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측면도 주목된다. R5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R5 구축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많은 부문을 직접 주문하며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2010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2년 6개월 만에 완공한 R5는 지상 27층, 지하 5층, 연면적 30만8980㎡ 규모의 트윈타워 건물이다. 분산돼 있었던 모바일 연구개발(R&D) 인력이 모였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연구센터는 5곳으로 늘어나며 글로벌 R&D 메카로 위상을 강화했다. 1980년 1월 오픈한 R1은 80년대 삼성 TV·냉장고·카세트 기술개발을 주도했다. R2(DMC연구소)와 R3(정보통신연구소)는 각각 1987년 4월과 2001년 12월 완공했다. R2는 반도체·휴대폰 등 첨단제품 개발을 선도했고, R3는 휴대폰 세계화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R4(디지털연구소)는 `보르도TV` 등 TV사업 일류화를 주도했다.
이날 입주식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신종균 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문수 지사는 “삼성전자가 계속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표】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R1~R5 개요
※자료:삼성전자
김준배·권건호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