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E3]넥슨·엔씨 인기작 `잡고`, 글로벌시장도 `잡고`

대한민국 간판 게임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각각 글로벌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온라인 게임 `와일드스타`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글로벌 개발사 입지를 다진다. 넥슨은 북미 개발사 밸브의 인기작 `도타2` 국내 서비스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아성을 깰 채비를 갖췄다.

서민 넥슨 대표가 미국 로스엔젤레스 E3 현장에서 도타2 한국서비스와 관련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서민 넥슨 대표가 미국 로스엔젤레스 E3 현장에서 도타2 한국서비스와 관련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북미 최대 게임전시회 E3 개최 이틀째인 1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올해 최대 야심작을 나란히 공개했다.

◇`길드워` 시리즈 성공신화 잇겠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온라인 게임 `와일드스타`로 북미 시장 흥행몰이에 나선다. `길드워1`과 `길드워2`의 성공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눈길이 쏠린다.

와일드스타는 북미 유럽에서 인기있는 공상과학 장르의 MMORPG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타입의 그래픽과 풍부한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난 3월 미국 게임 전시회 `PAX(Penny Arcade Expo)이스트`에서 시연 버전을 공개한 뒤 가장 기대되는 게임으로 꼽히는 등 현지 언론과 이용자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비공개 테스트를 앞뒀으며 연내 공개 서비스할 예정이다.

와일드스타를 개발한 엔씨소프트 카바인스튜디오의 제레미 가프니 총괄대표는 “비공개 테스트 목표인원이 2만명이었는데 신청자가 50만명을 넘었다”며 “게임을 아직 많이 공개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올해 엔씨소프트의 지상 과제는 북미에서 와일드스타, 중국에서 길드워와 블레이드 앤 소울 서비스를 성공시키는 일이다. 대표작인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은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뒀으나 해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탄생시킨 길드워 시리즈가 1000만장 이상 판매돼 큰 인기를 얻은 데 힘입어 글로벌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 도약했다. 와일드스타는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개발사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비장의 카드다.

제레미 가프니 대표는 “`리니지`와 `테라` 류의 게임을 보며 어떻게 온라인 게임을 발전시켜야 할지 많이 공부했다”며 “북미·유럽 서비스를 안정화한 뒤 콘텐츠를 현지화해 아시아 시장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도타2`로 `LOL` 아성 깬다

넥슨은 올해 최대 기대작 `도타2` 국내 서비스를 올 가을 시작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실시간 액션 전략(AOS) 장르의 글로벌 인기작인데다 e스포츠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어서 두 작품 간 경쟁 구도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010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도타2는 전 세계 30만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한 인기 온라인 게임이다. 유명 개발사인 밸브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북미와 유럽에서 내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올 하반기 한국 서비스도 시작한다.

넥슨은 한국 이용자가 북미, 유럽, 동남아 등 전 세계 이용자와 실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한다. 다양한 국가의 서버에서 게임을 할 수 있으며 글로벌 동시 업데이트된다. 경기 기록에 따라 전 세계 팀 순위를 일괄 나열하는 `글로벌 팀 레이팅 시스템`으로 국경을 초월한 다양한 재미 요소를 제공한다.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다. 유명 성우를 동원해 풀보이스 더빙을 하는 등 완벽한 현지화 콘텐츠로 서비스하겠다는 방침이다.

넥슨과 밸브는 도타2 흥행의 핵심을 e스포츠에 뒀다. 5대5 팀 대전이 게임의 핵심인 만큼 피라미드식 리그를 탈피해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리그를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밸브가 주관하는 도타2 e스포츠 대회는 규모와 상금 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지난해 결승 경기의 실시간 온라인 시청자수가 6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 경기도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아 향후 e스포츠 시장에서 두 게임 간 경쟁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밸브의 에릭 존슨 프로젝트 리드는 “넥슨이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을 서비스해 신뢰감이 크게 형성됐다”며 “도타2는 물론이고 앞으로 서비스할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2`의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