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스노든 "美 2009년 이후 中 수백 건 해킹" 폭로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 사실을 공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감행된 미국의 중국 해킹 작전을 다시 폭로했다.

13일 스노든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미국 국가보안국(NSA)이 2009년 이후 홍콩·중국의 표적 수백 건을 해킹 해왔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NSA의 대중국 해킹 작전에 대한 문서를 SCMP에 공개하고 “미국은 이미 개별 컴퓨터를 해킹하지 않아도 수십만 건의 온라인 통신내용을 엿볼 수 있는 기간 통신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해킹 시스템이 외부 네트워크와 내부 전산망을 연결하는 거대한 라우터 장비와 구조가 유사하다고 비유했다. 미국이 홍콩에서도 대학과 학생, 기업, 공직자 대상 해킹을 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공개한 미 정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NSA는 세계 각지에서 전화·전산 첩보를 빼내 각 국가에서 얼마나 첩보를 수집하는지 초록색에서 빨간색까지 색깔별로 분류했다. 문서에서 중국은 첩보 수집 강도가 높은 `노란색` 국가로 표시돼 미국·이라크와 등급이 같았다. 스노든은 NSA가 전 세계를 상대로 펼치는 해킹 작전이 6만1000건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스노든은 “민간 정보망을 도청·감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위선을 드러내고 싶다”며 폭로 이유를 설명한 후 “난 반역자도 영웅도 아닌 한 명의 미국인일 뿐이며 표현의 자유를 믿고 선의에 따라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스노든이 미국 사법당국에 넘겨지면 반역죄로 중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중국·대만·베트남 등지로 망명해야 한다. 아이슬란드에 망명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지만 아이슬란드가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첩보기관에서) 훈련받은 역량에 의존해야 한다”며 “각국 정부가 망명 희망자를 처벌하려는 미국 정부의 위협을 거부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러시아가 자신의 망명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힌 사실에 “미국이라는 거대 권력에 위축되지 않으려는 정부가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일단 홍콩에서 계속 머무르며 미국의 범죄인 송환 요청에 맞서 싸울 계획이다. 그는 “내 의향은 홍콩 법원과 시민이 내 운명을 결정해달라는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SCMP는 스노든의 소재지를 확인해 인터뷰를 했지만 구체적 인터뷰 장소와 경위는 그의 요청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스노든은 지난 10일 묵은 홍콩의 한 호텔에서 체크아웃 후 행방이 묘연했다.

스노든은 교교 낙제 후 짧게 군 생활을 하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IT기술 보조 업무를 했다. 이후 NSA의 민간 계약사인 부즈앨런해밀턴의 하와이 사무실에서 일했고 연봉이 20만 달러(약 2억3000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