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클라우드 컴퓨팅 빅뱅에 대비해야

`클라우드 엑스포 코리아 2013`이 27일부터 사흘간 부산에서 열린다. 생활 속으로 들어 온 클라우드 환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4~5년 전 일이다. 발표 준비를 위해 USB메모리에 담긴 자료를 컴퓨터로 옮기는 것을 보고 누군가 “아직도 USB메모리에 자료를 넣어 다니세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드롭박스(Dropbox)를 사용하라고 권유했고, 발표 중에도 드롭박스는 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ET단상]클라우드 컴퓨팅 빅뱅에 대비해야

이후 드롭박스를 설치해 지금까지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전에 `모바일 미(Mobile Me)`라는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 이전 버전의 서비스를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후 KT 유클라우드(U-cloud), 네이버 엔드라이브(N-Drive) 등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후 내 열쇠꾸러미에서 USB메모리 스틱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서비스형 인프라(Iaas)의 일종인 가상파일 시스템이라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차지하게 됐다.

얼마 전 졸업생으로부터 창업을 준비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며칠 후 법인 등록을 마쳤고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니 방문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웹서버를 신속하게 구축한 비결을 물었더니,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 한 조직에서 컴퓨팅에 필요한 자원은 하드웨어(HW)는 물론 소프트웨어(SW)까지 구입해 이용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필요한 자원 즉, HW와 SW를 구매하는 시대에서 필요한 만큼 자원을 서비스 받는 시대로 변화시키는 패러다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뉴욕타임즈는 1851년부터 1922년까지 축적된 기사 이미지를 온라인 문서로 저장하는 `타임머신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자체 데이터 센터를 통해 진행했다면 수만달러의 비용과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백 개가 넘는 서버에 저장돼 있던 자료를 단기간에 처리할 수 있었다. 사용 시간만큼의 비용만 지불하기 때문에 비용도 크게 절약했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학계와 산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국내외 많은 기업은 비용 절감과 유연성 확보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나 함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보안 문제다. 전문가는 클라우드에서 컴퓨팅 자원을 공유하면서 어떻게 보안을 유지할까에 몰두한다. 보안 문제는 어디까지나 보안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s)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문제이지 컴퓨팅 자원의 위치 문제가 아니다.

보안이 필요한 데이터까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안이 필요한 상당수 정보는 클라우드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사실 문제가 되는 것은 보안이 아니라 통제다. 가정에서 각자 금고를 구입해 귀중품을 보관하기보다 은행 대여금고를 빌려 귀중품을 보관하고 필요한 때 마다 찾는 것이 좋은 예다. 개인금고라는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면 은행의 대여금고가 더 안전하고 경제적이다.

기술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국내에는 IT자산을 클라우드로 이전한 사례가 드물다. 클라우드로의 이전 비용 문제 등 생각하지 못한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는 컴퓨팅 환경의 패러다임에 대한 혁신이므로 선택의 여지 문제가 아니다. 클라우드 활용에 필요한 훌륭한 기초 인프라는 이미 확보돼 있다. 클라우드 확산뿐 아니라 활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기술인력 확보가 필요한 것이다.

이윤준 클라우드엑스포코리아2013 운영위원장·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교수 yoonjoon.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