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고선명(UHD) 방송시대 개막…미래부 로드맵 1년 앞당겨

고선명(HD)보다 4배 선명한 초고선명(UHD) 방송을 내년부터 안방 TV로 볼 수 있게 됐다.

정부와 방송계가 상용화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1년 가까이 앞당긴 것이다. UHD 방송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유료방송과 TV시장에 UHD 마케팅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기술적으로 준비가 빠른 케이블TV 업계가 가장 먼저 상용화에 나서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경쟁에서 밀린 케이블 업계가 UHD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업계 관계자들과 워크숍을 갖고 내년 3분기 UHD 방송을 처음 상용화하는 내용의 `차세대 방송기술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로드맵보다 상용화 시기가 1~2년 앞당겨진 것이다. 미래부는 당초 2015년 케이블TV를 시작으로 2016년 위성방송, 2018년 지상파 방송에 UHD 방송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수정된 로드맵에는 케이블TV는 2014년, 위성방송은 2015년으로 각각 1년씩 상용화 일정이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올해 3분기부터 UHD TV 시범방송을 시작하기로 했다. 케이블 업계는 내년 셋톱리스 UHD TV를 내놓고, 2015년에 UHD TV용 셋톱박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위성방송은 디지털위성전송방식인 `DVBS-2`에 지난 1월 국제표준으로 승인된 효율이 좋은 `HEVC` 압축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IPTV 업계는 IP망으로 대용량 UHD 콘텐츠를 전송하는 데 한계가 많아 이번 로드맵에는 빠져 UHD 방송이 활성화되면 타격이 예상된다.

미래부가 상용화 시기를 앞당긴 것은 일본 정부와 산업계가 UHD 방송 상용화에 사활을 걸면서 자칫 초기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 7월 CS위성방송으로 UHD 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히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은 UHD 상용화로 가입자 유치전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 업계는 위성방송보다 1년 먼저 UHD 방송을 내보내면서 IPTV와 위성방송에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아오는 호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이슈에 부딪힌 IPTV 업계는 수세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IPTV 사업자가 UHD 방송을 하려면 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IPTV 전송은 10메가 용량을 차지하는데 UHD는 이보다 4배가 더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UHD의 빠른 속도를 보장하려면 가입자 망이 현재 구조로는 안 되고 서비스 품질(QoS)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망 교체를 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28일 `차세대 방송기술 협의회`를 열고 세부 계획을 조율한다. 협의회는 한국전파진흥협회를 중심으로 방송사, 가전사, 콘텐츠 제작업체, 관련 기관, 학계 등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정성환 미래부 전파방송관리과장은 “UHD는 케이블과 위성 상용화를 시작으로 가능하다”며 “28일에 차세대 방송 협의회를 열고 콘텐츠 수급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UHDTV는 HDTV보다 4배 이상 선명한 초고화질 해상도를 지원한다. 55인치 이상의 대화면에서 입체감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