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통신사에 배분하던 구글플레이 앱 판매 수익금 중 자사 몫을 세 배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혀 통신사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 지배력을 바탕으로 수익금 수수료 요율 인상을 강행하면 통신사 수익은 큰 폭으로 하락한다. 안드로이드 종속이 갈수록 심화된 우리나라에 `구글 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19일 구글코리아와 통신사에 따르면 현재 SK텔레콤·KT와 진행 중인 구글플레이 앱 판매 수익금 배분 협상에서 구글이 자사 몫의 비율을 대폭 인상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유플러스는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관계자는 “최소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하게 통신사와 협상을 하고 있으며, 요율을 변경했다”면서 “국내 통신사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유료 앱 판매와 앱 내 결제(In App Purchase)로 발생하는 매출 중 70%를 개발자에게 주고, 30%를 구글이 가져갔다. 지금까지는 구글 수익 30% 중 구글이 3~5%를 갖고, 나머지 25~27%를 통신사에 배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통신사에 주는 돈은 운영비와 결제 수수료 등의 명목이다.
하지만 구글은 새로운 수익금 배분 협상에서 구글과 통신사가 15%씩 나눠 가질 것을 요구했다. 구글 요구안은 기존에 구글이 가져가던 금액보다 3~5배나 많은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말부터 통신사에 인상 계획을 밝혀왔고 최근 구체적인 인상액을 정해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수익금 배분 비율을 높인 것은 수익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는 수익보다는 안드로이드 플랫폼 확대에 주력해왔다.
구글 측은 “구글플레이 매출의 30%를 구글이 가져가지만 대부분 통신사에 지급해왔다”면서 “생태계 조성에 통신사 역할이 크기 때문에 망 접속료 등의 명목으로 대부분 통신사에 돌아가고 구글이 이익을 남긴 것은 거의 없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구글 배분 비율이 3~5배 늘어나면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 통신사는 구글 요구안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고객을 관리하고, 구글 플레이와 통신망의 연동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상당하다”면서 “형태는 협상이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계약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구글이 글로벌하게 요율을 높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한세희·권건호기자 hahn@etnews.com
-
권건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