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하나의 플래그십 모델에서 `세그멘테이션(세분화)`으로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각각의 수요에 맞춘 제품 출시가 경쟁력으로 대두됐다. 세분화된 시장에서는 오랜 제조경험과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약진이 예상된다. 보급형 제품이 늘고 출시 모델 종류가 많아지면서 이익률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최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의 파생모델 3종을 공개하며, 세분화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에 공개한 제품은 △갤럭시S4에 버금가는 성능에 방수·방진 기능을 갖춘 `갤럭시S4 액티브` △광학 10배 줌 지원 카메라 기능을 특화한 `갤럭시S4 줌` △갤럭시S4보다 크기와 사양을 낮춘 보급형 모델 `갤럭시S4 미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다양한 파생모델로 보급형 시장을 공략하는 이원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대화면을 선호하는 보급형 제품 사용자를 위해 갤럭시노트 시리즈보다 사양을 낮춘 갤럭시 메가 시리즈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부터 해외에서 `갤럭시 메가` 2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갤럭시 플레이어, 갤럭시 네오, 갤럭시 에이스 등 수십 종의 세부 모델 시리즈로 각 나라 시장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인 `G 시리즈`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다양한 시리즈로 세분화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 시리즈와 함께 대화면의 `뷰 시리즈`, 보급형 제품 `F 시리즈`, 디자인을 강화한 `L 시리즈`의 4대 시리즈 제품을 선보였다. 현재 각각의 시리즈마다 세부 모델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4대 시리즈 외에 `옵티머스 GK` 등 통신사 맞춤형 제품 등으로 틈새시장도 공략한다.
LG전자가 1분기 세계 시장에서 3위로 올라선 배경도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보급형 제품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시장 다변화가 대세가 되면서 글로벌 제조사도 제품 세분화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는 프리미엄 브랜드 `어센드`와 보급형 브랜드 `아너`를 축으로 브랜드별로 크기와 성능을 다양화한 수십여 종의 세부 모델을 내놓았다. 연내에도 다양한 모델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매년 하나의 제품만 출시해온 애플마저 새로운 아이폰과 함께 보급형 모델과 대화면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후기 시장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형태의 세분시장이 등장할 전망”이라며 “세분시장의 등장은 포트폴리오 전략의 변화를 가져오고 여러 모델이 경쟁하는 상황을 초래함으로써 출시 전략의 중요성을 배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분시장의 출현은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갖춘 리더를 더 강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피처폰 시장처럼 3~5위 수준의 2위 그룹 업체들에게도 더 큰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