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보기술아키텍처(EA)를 통해 부처 칸막이를 없애자

2000년대 초반 전자정부가 국가 주요과제로 추진되면서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은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했다. 하지만 종합적 계획 없이 개별적으로 정보화가 진행돼 부처 간 혹은 기관 간 협업에 어려움을 가져왔고, 이는 범정부 차원의 서비스 공유, 통합 관리의 한계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전자정부 서비스를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제공함에 따라 국민은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기고]정보기술아키텍처(EA)를 통해 부처 칸막이를 없애자

국민이 자신에게 필요한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서비스 제공기관을 검색한 후, 개별 사이트에 접속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받는 번거로운 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정보시스템을 비롯한 정보자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범정부 정보기술아키텍처(EA)를 2005년부터 구축하기 시작했다.

원래 `EA(Enterprise Architecture)`는 기관의 목표와 요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IT 인프라 각 부분이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돼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작업을 말한다.

또 복잡한 기관의 모습을 비즈니스,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표현해 이해하기 쉽도록 정보체계를 구축하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일종의 종합설계도나 청사진으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범정부 정보기술아키텍처(EA)란 범정부 차원의 종합 관리체계를 통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국민 중심의 통합서비스 제공을 지원하는 것이다.

범정부 EA 도입을 통한 정보 시스템 및 사업 등의 정보 공유로 정부는 서비스 중복을 사전에 예방하고 기존 자원의 재활용을 촉진해 최근 4년간만 해도 약 4386억원에 달하는 정보화 예산을 조정함으로써 신규 사업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또 EA 도입으로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전자정부 서비스를 통합해 신속하고 편리한 `대국민 종합 전자정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는 사실도 매우 의미가 크다.

한국의 `범정부 EA`가 올해 유엔(UN) 공공행정상에 신설된 `정보시대의 범정부적 접근(Promoting Whole-of-Government Approach)` 분야에서 상을 받게 되었다. 유엔은 공공행정 분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6월 말에 UN공공행정포럼을 개최한다. 올해 개최지는 중동 바레인으로, 영예의 상을 최초로 수상하는 것이다.

2010년에 이어 2012년 UN전자정부 평가에서 2회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명성 뒤에는 EA 추진이 있었다. 우리나라 `범정부 EA`의 우수성은 구현 초기부터 해외 여러 나라의 관심을 받았고 가까운 일본, 태국,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 나라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마침내 이번에 유엔 공공행정상을 수상, 그 우수성과 선도적 노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 정부 내 소통과 협업을 활성화하고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운영 패러다임인 `정부3.0`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정부-국민 간 소통과 협력을 확대하는 등 부처 간 칸막이를 뛰어넘는 통합형 정부 운영을 위해서는 EA를 통한 서비스 연계·통합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안전행정부는 이번 유엔공공행정상 수상에 만족하지 않고,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 국민 피부에 와 닿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범정부 EA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박찬우 안전행정부 1차관 pcw3521@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