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미래전략수석의 존재감

최순홍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지난 2일 대덕특구를 찾아, 출연연 기관장과 간담회를 갖고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변에선 최 수석이 오랜만에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말이 나왔다. 최 수석은 평소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한다.

박근혜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진흥과 규제로 분리하고, 이를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총괄 지원하도록 했다.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의 위상과 역할에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일각에선 미래전략수석이 미래부·방통위의 옥상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할 정도였다.

기우였을까. 최 수석은 미래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의 협력을 전제로 한 `ICT진흥 특별법` 국회 통과 과정에서 막후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미래전략수석의 지나치게 `조용한` 행보에 일부에선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미래전략수석이라는 직책이 요구하는 능력도 보여준 게 없다는 혹평도 나온다.

`창조경제`라는 말만 무성할뿐 비전도, 실행도 없다는 세간의 평가에 미래전략수석이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여러 부처가 추진할 수 있도록 얽힌 과제를 해결하는 보다 적극적인 실천자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하기관, 협회·단체, ICT산업과 기업들간 교통정리에도 일정 부분 역할이 필요하다.

이대로라면 곤란하다. 당장 연말이면 박근혜정부가 한 일이 뭐냐는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지방선거 국면에 빠져들면 자칫 정쟁으로 인해 제2의 경제부흥을 위한 동력 상실이 우려되는 판국이다.

최 수석이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해 복잡한 국내 실정이 낯설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자칫 과잉 개입이 부처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방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박근혜정부를 책임질 미래전략수석의 존재감이 지금처럼 `조용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