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착상 전에 유전 검사가 가능한 기술이 개발됐다. 이로써 체외 수정 성공률이 지금보다 갑절 높아질 전망이다. 엠지메드(대표 강호영)는 마이크로어레이를 이용한 착상전 유전 검사(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PGS)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착상전 유전 검사는 시험관 아기 시술시 사용되는 수정란을 착상 전에 검사해 염색체 이상 여부를 선별하는 방식이다. 검사는 나이가 많아 유전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 습관성 유산 환자, 착상 실패가 반복적인 환자, 염색체 이상의 가족력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중합효소연쇄 반응법이나 형광동소보합법을 이용해 일부 검사가 시행됐으나 정확도와 일부 염색체만 검사할 수 있는 기술적인 한계로 제한적으로 활용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엠지에드 기술은 마이크로어레이를 활용한 것으로 기존 검사보다 정확도를 높이고 검사 범위를 확장한 첨단 기법이다. 이 기술은 수정란에서 영양외배엽 세포 일부를 검사해 마이크로어레이로 염색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새로운 착상전 유전 검사다.
연구팀은 체외수정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술력을 가진 서울라헬여성의원 불임의학연구팀과 공동으로 이 기술을 임상에 적용했다. 연구에 사용된 134개 수정란 중 45.5%에서 염색체 이상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두 가지 이상 염색체 이상을 보인 경우는 전체 수정란의 27.5%에 달했다. 연구 결과는 시험관 시술 시 사용되는 수정란을 바로 착상할 경우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착상 실패, 유산, 기형아 출산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뜻한다.
새로운 검사법을 활용하면 건강한 수정란을 선별해 임신 성공률을 높이고 건강한 아기 출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최근 외국의 연구 결과에서도 착상전 유전검사 기법을 이용할 경우 임신 성공률이 65% 이상 크게 증가했다. 박상진 엠지메드 연구소장은 “통계를 보더라도 체외수정 성공률은 30% 정도이고 환자 나이가 높으면 성공률은 더욱 감소하는데 마이크로어레이 기술로 인해 체외수정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의미” 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화와 고령 결혼 등으로 불임 부부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환자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결과는 분자세포유전학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분자세포유전학회지 (MOLECULAR CYTOGENETICS) 온라인판 (6월호)에 게재되었다.
엠지메드는 분자진단을 전문으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대표 생명공학기업인 마크로젠의 계열 회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