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시장 황폐화 규제"vs"서비스 혁신 발목 잡을라"

“인터넷 생태계를 황폐화시키는 네이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네이버 규제가 정치권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11일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여의도에서 열린 `공정과 상생의 인터넷 산업` 정책간담회에서 주최 측인 여당과 참가 전문가들은 네이버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인터넷 포털시장의 독과점 심화로 소상공인 업종 내 불공정 행위가 빈번하다는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연 행사라 토론 기조는 규제 필연성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지배력을 남용해 경쟁 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하거나 사용자와 광고주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네이버 검색 엔진에서 검색 결과와 광고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네이버 자체 콘텐츠를 검색에 우선 노출시키는 것은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는 한 큰 문제는 없으나, 카페나 블로그 등에 불법복제하는 것은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공정거래의 문제는 소비자 편익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경쟁사업자가 아니라 소비자 후생 증대가 경쟁법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로 많은 사용자를 모은 후 이를 기반으로 광고주 등에게서 수익을 얻는 전형적인 양면 플랫폼 환경이란 지적이다.

그는 “양면 플랫폼 환경인 인터넷은 사용자의 전환 비용이 매우 낮고 끊임없는 혁신 경쟁에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풀어갈 사회적 논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과 박근혜 대선 캠프 SNS본부장을 지낸 김철균 나무온 본부장은 “포털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다보니 이를 둘러싼 논란도 많다”며 “포털이 정책을 바꾸거나 할 때 주변 생태계 구성원들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나 법적인 규제로 인터넷의 활력을 저해하기 보다는 이해 당사자 사이의 자율적 규제 방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규제 자체로 실제 인터넷 이용자에 혜택이 돌아갈지,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됐다.

정치권의 강력한 규제 움직에 대해 네이버 측 대표로 나온 한종호 NHN 이사는 “변화가 빠른 인터넷 시장에서 어떤 특정 시점에서의 정태적 상황만 보고 규제하면 혁신 둔화와 소비자 후생 감소가 우려된다”며 “영세 상인이나 콘텐츠 생산자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