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업 신규허가 대상자 선정이 결국 무산됐다. 이르면 다음달 재공고를 내 모집할 예정이지만 내년 1월 출범 예정이었던 신탁단체 설립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악 저작권신탁관리업 신규 허가를 신청한 네 곳에 대해 지난주 음악, 저작권, 경영 분야 전문가 총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열어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진행했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사, 대형 연예기획사 등이 몰리면서 섣부른 선정 시 특혜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한 발 물러서기로 풀이된다.
문화부는 8월 쯤 재공고를 통해 음악 저작권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신규 허가 대상자를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추가 사업자 선정에 뛰어들었던 신청자들은 정부가 약속했던 사업자 선정 무산에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재신청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 신청 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일부의 목소리에 압도돼 신탁단체를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달 재신청에 참여할지는 내부적인 회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신청자도 “작사·작곡가의 입장에 서서 신탁단체를 신청했는데 그간 많은 오해가 있었다”며 “내달 재신청을 하더라도 시스템 등을 갖추는데 시간이 소요돼 내년 초 본격 운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지난 4월 10일, 기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외에도 작사, 작곡 및 편곡 등의 음악 저작권을 신탁 관리할 수 있는 단체를 1개 더 허가해, 두 단체 간의 자연스러운 경쟁체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음악 저작권신탁관리업 신규허가 대상자 선정 계획을 공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음저협이 경쟁 단체 도입에 강력 반발하고, 정치권까지 장관에게 직접 신중한 절차를 주문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문화부는 일단 1차 무산 인점을 설명하면서 계속 추진의지도 분명히 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재공고를 통해 음악 창작자의 선택 폭을 확대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투명하고 전문적인 신탁관리 단체 운영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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