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해외 PEF, 잠재성 높은 IT기업 눈독…"기업 구조조정은 불가피"

대기업형 사모펀드 한국 등장

#2008년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했다. 회사명을 바꿔 SK브로드밴드로 재탄생했다. 하나로텔레콤이 SK텔레콤에 피인수되는 과정에는 TPG캐피털이라는 미국 대형 사모펀드(PEF)가 있었다. TPG는 2003년 약 6000억원에 하나로텔레콤을 사서 SK텔레콤에 1조1000억원에 팔았다. 두 배 가까운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5년 동안 경영권을 가지고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TPG는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하나로텔레콤 뿐 아니라 제일은행도 인수해 익숙한 PEF다. 아시아지역에서는 TPG뉴브릿지라는 이름으로 기업 바이아웃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 심천개발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PEF는 주로 IT기업에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성장 잠재력이 높아 기업 가치를 올린 뒤 M&A 등으로 자금을 회수하기 쉽다. 경영이 어려운 기업 지분을 사들여 경영구조를 개선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우가 많다.

델 인수전에 참여한 미국 실버레이크파트너스도 대표적이다. 실버레이크는 델의 창시자 마이클 델이 회사를 상장폐지 시키고 개인 기업화하는 전략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PEF다. 실버레이크는 아시아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처럼 연 매출 5억달러 이상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실버레이크 측은 아시아 기술 100대 기업 중 10여개 업체와 투자협상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PEF가 바이아웃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 효율성 개선이 필수다. TPG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뒤 영업사원 중심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것도 대표 사례다. PEF 경영 개선 방안으로는 △비용절감과 이익률 개선 △자본지출 억제 △무능 경영진 퇴출 등 경영 비효율 제거 등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아웃 자체가 경영권을 획득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투자”라며 “PEF가 최대주주가 아닌 2대 주주방식으로 투자를 하더라도 상장 종용, 경영 비효율 개선 등으로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위 :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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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