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카스퍼스키 CEO "사생활은 없다"

“이 세상에 사생활은 없습니다. 사생활이 보호하고 싶다면, 제가 시베리아에 좋은 곳을 알고 있죠.”

5일 러시아 최대 보안기업이자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카스퍼스키랩의 유진 카스퍼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만큼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환경이 됐으며 이를 사고파는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했다는 의미다.

유진 카스퍼스키 CEO는 지난 97년 창업 후 15년이 채 지나지 않은 기간에 카스퍼스키랩을 세계적 백신 업체로 성장시켰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거쳐 아시아 지역까지 빠르게 세력을 확장 중이다.
유진 카스퍼스키 CEO는 지난 97년 창업 후 15년이 채 지나지 않은 기간에 카스퍼스키랩을 세계적 백신 업체로 성장시켰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거쳐 아시아 지역까지 빠르게 세력을 확장 중이다.

카스퍼스키 CEO는 “소비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넘기고 신기술을 구입한다”며 “스노든이 폭로한 감시 프로그램도 사실 사람들의 사생활을 지켰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카스퍼스키랩은 지난해 6억2800만달러(약 70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올해는 10%의 매출 성장이 목표다. 포브스 선정 러시아 부호 순위에 따르면 카스퍼스키는 8억달러를 보유한 갑부로 기록됐다.

카스퍼스키랩은 러시아 연방보안국 외에도 미국 등 각국 정부 보안기관과 악성 소프트웨어 확산방지를 위한 작업에 협력한다. 그는 스노든 사태 이후에도 백신 기업과 각국 정부 간의 관계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스퍼스키는 “백신 개발사들이 고객 정보로 정부와 뒷거래를 하다가는 평판에 엄청난 상처를 입고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인터넷 기업은 그런 일이 가능하지만 백신 기업은 그런 거래가 없다고 99.9%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고객의 개인정보 접근권이 없으며 제품을 판매할 때 체결하는 최종 계약서 내용이 우리가 아는 전부”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중 사이버공격에 더 취약한 것은 안드로이드지만 애플의 경우 한 번 뚫리면 `약이 없다`고 전했다. 아이폰 운용체계(OS)가 철저히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탓에 애플을 위한 최적의 보안 프로그램도 개발될 수 없는 탓이다. 그는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아이폰”이라며 “만약 바이러스 공격을 받아 수백만대의 아이폰이 감염된다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바일 백신 시장의 성장세는 향후 몇 년간 답보상태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바일도 PC백신 제품개발과 똑같은 경로를 밟게 될 것”이라며 “1998년 체르노빌 바이러스 사건처럼 인식변화에 중차대한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소규모를 유지하다가 결국 확대된다”고 말했다.

카스퍼스키랩은 앞으로도 기업공개(IPO)를 할 생각이 없다. 카스퍼스키 CEO는 “탄탄한 수익을 내면서 추가 자금 지원이 별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IPO가 필요치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