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이 인기를 끄는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라인 스티커 표정을 흉내내며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문화가 젊은 층 사이에 새로운 문화로 떠올랐다.
모리카와 아키라 라인 CEO는 “일본 여고생들은 요즘 글을 입력하지 않고 라인 스티커만으로 대화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대만에선 `라인 스티커 표정 따라 하기` 이벤트가 열릴 정도다. 연예인들도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스티커 표정을 흉내 낸다. 대만과 베트남에선 라인 캐릭터를 도용한 짝퉁 인형과 티셔츠도 등장했다.
라인은 새로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만든 서비스로 기억될 전망이다. 바로 스티커다.
스티커는 메신저 채팅에 쓰이는 다양한 표정과 동작의 캐릭터다. 이모티콘은 PC 시절부터 메신저에 많이 쓰였지만, 스티커는 크기를 키워 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모티콘과 달리 글자 없이 스티커 그 자체로 의사표현이 가능하다.
라인은 브라운, 코니, 제임스 등 자체 개발한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 귀여운 스티커로 사용자의 호응을 얻었다. 이어 다양한 만화나 영화 캐릭터 등도 스티커로 재탄생하면서 인기를 더했다. 라인 성공의 1등 공신은 스티커란 평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라인에서 하루 오가는 스티커 수는 10억 건으로 1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라인 메시지 하루 수·발신 횟수가 70억건이란 점을 생각하면, 라인 대화 7번당 한 번씩 스티커가 Tm이는 셈이다.
현재 라인에서 판매되는 유료 스티커는 약 1만종으로, 한 달 매출은 10억엔에 이른다. FC바르셀로나 축구 선수나 유명 만화 주인공 시마과장, 에반게리온, 스누피, 키티 등 세계의 다양한 만화 캐릭터도 스티커로 속속 입성하고 있다. `슈퍼배드` 등 인기 영화 주인공도 스티커를 제공하며 마케팅에 나선다.
라인 성공 이후 스티커는 세계 모바일 서비스의 표준 소통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모바일 메신저를 강화하면서 스티커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아시아권 모바일 메신저의 스티커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개발된 스티커 패키지를 잇달아 무료 공개했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도 최근 스티커 기능을 선보였다. 소그룹 SNS 패스도 최근 메시징과 스티커 기능을 수익 모델로 추가했다. 미국에서 주목받는 신규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미`도 최근 투자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스티커 개발과 서비스에 나섰다.
말이 필요 없는 스티커가 세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점 간단하고 쉬운 의사소통 수단을 원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스티커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