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주주들이 13일 창업주 마이클 델의 249억 달러(27조40억5천만 원) 규모 차입매수를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델은 비상장사로 전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월 창업주 델이 차입매수(LBO) 후 주식 상장폐지 계획을 내놓은 지 약 7개월 만이다.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지난 10일 인수전 포기를 선언했을 때 주주들의 승인은 이미 예견됐다.
창업주 델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으로 PC시장에서 고전하던 델을 살리기 위해 델의 주식을 사들여 비상장사로 바꾸기로 했다.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를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마침내 뜻을 이뤘다.
주주들이 받게 될 주당 13.88 달러(총 249억 달러)는 차입매수 소문이 퍼지던 지난해말 당시 시장 예상가 10.88 달러는 물론 델의 실제 인수 제안가 13.65 달러보다 높은 것이다.
회장 겸 최고경영인(CEO)인 델은 “델을 PC산업의 선두기업으로 세우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주주들에 대한 주식 교부는 1년 이상 걸려 뉴욕증시에서 주식거래는 내년 3분기 말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델은 비상장 기업 전환 후 모바일과 데이터 솔루션 부문에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세계 PC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던 델은 2006년 HP에 밀려난 데 이어 지금 레노버에도 뒤져 3위 자리를 간신히 지키고 있다. 그 사이 PC 점유율은 6년 전 16.6%에서 지난해 10.7%로 떨어졌다. 주가는 마이클 델이 2007년 CEO로 복귀 이후 40% 이상이나 추락했다. 2분기 중 이익이 72%나 급락했다. PC 판매를 늘리려고 가격을 내리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이번 바이아웃을 통한 주식 인수로 많이 늘어나는 부채도 큰 문제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