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산업계 화두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R&D는 비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디자인을 기획하고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까지 많은 시간과 자금이 투자됐다.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제품화되지 못하면 R&D실패로 막대한 지출이 불가피하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다. 세계적인 시뮬레이션 SW 전문기업 알테어의 짐 스캐파 CEO는 “기업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으로 전환해야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제품 테스트를 시뮬레이션 SW를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품 디자인을 기획하는 단계가 시작입니다. 디자인을 설계하고 제품화할 때 시뮬레이션 작업을 적용하면 기술에 맞는 디자인 변경이 쉽습니다.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하고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SW는 엔지니어 고생을 덜어주는 솔루션이다.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이라고도 한다. 힘든 실험 결과를 예측하고 제품 기능을 가상으로 실행시켜 성능을 판단할 수 있다. 스캐파 CEO는 시뮬레이션 SW를 `R&D 비용절감`의 최상책이라고 평가했다.
알테어는 20여개 국가를 상대로 시뮬레이션 SW를 공급한다. 아시아·유럽·미주 지역 등에서 제조업 관련 기업이 R&D를 지원한다. 알테어 SW는 중소·중견기업이 주 타깃이다. 스캐파 CEO는 “다른 시뮬레이션 SW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시뮬레이션 SW와 하드웨어 패키지를 함께 R&D 공정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테어는 앱 스토어와 유사합니다. 기업이 필요한 기능 각각에 맞는 SW를 제공합니다. 종합 솔루션을 서비스하기 위해서 협력사가 필요합니다. 알테어 라이선스를 맺은 협력사 SW가 포트폴리오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됩니다.” 알테어는 40여개 협력사와 함께 SW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모든 것이 함께 있는 시뮬레이션 SW`를 표방한다.
알테어는 최근 클라우드 형태 시뮬레이션SW에 초점을 맞췄다. 시뮬레이션 SW를 운용하기 위해 엔지니어 컴퓨터마다 설치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서버에 알테어 시뮬레이션 SW를 설치해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으로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스캐파 CEO는 “보안과 기업 수요에 맞춰 사내 클라우드 형식을 갖추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공공 클라우드 형태로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웹을 통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가상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알테어는 매년 컨퍼런스(ATC)를 개최한다. 수백 명 엔지니어가 참석해 제조업 동향과 발전방향을 논의한다. 시뮬레이션 SW를 통한 R&D 성과 사례와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엔지니어링 정보를 공유한다. 12회째를 맞는 올해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콘랜드 호텔에서 개최됐다.
“20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이 가장 많이 변했습니다. 첨단 기술로 현대화된 한국은 기업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나라 성장에 감탄한 스캐파 CEO도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도약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며 “기존에 있던 제품 개선(업그레이드)보다 신제품 개발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산업 패턴을 보면 미국이 신제품을 만들고 일본이 개선된 성능의 제품을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좀 더 개선된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이 스캐파 CEO 의견이다. 그는 “한국 기업은 과거보다 리스크를 더 안더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 사진=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