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신도시 원룸에 거주하는 직장인 남성 고현전(28)씨는 TV가 없지만 방송을 꼬박꼬박 챙겨본다. 그는 이른바 `제로TV` 가구다. 고씨는 “보고싶은 방송 동영상을 내려 받아 PC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본다”며 “결혼 후에나 TV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씨처럼 20대의 혼자 사는 남성이 스마트 기기 등으로 방송을 즐기는 `제로TV 가구` 특성을 가장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16일 발간한 `제로TV 가구의 현황과 이슈` 보고서를 보면 대한민국 제로TV 가구 인구특성은 1인 가구, 20대, 도시거주, 학생, 독신 남성으로 조사됐다. TV를 보유하지 않고 방송서비스 비가입하고 이용하지 않는 가구 비율이 20대가 37.2%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다른 연령대는 10%를 채 넘지 않았다. 특히 TV가 없는 가구 전체에서 20대 1인 가구는 53.4%로 제로TV 현상의 핵심에 위치했다.
일반 TV를 가진 가구가 하루에 방송을 3시간 9분 시청하는 것에 비해 제로TV 가구는 하루 평균 31분 정도만 시청했다. 이들은 TV 대신 동영상이나 영화보기, 신문과 책 읽기 등 다른 미디어 활동을 매우 활발히하는 경향이 있었다.
KISDI는 보고서에서 “독신일 때는 TV를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결혼 시에 혼수품목으로 구입하는 경향도 있다”면서 “다만 젊어서부터 이런 이용행태에 익숙한 시청자는 나이가 들고 결혼해 TV를 사더라도 시청습관을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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