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조등(헤드램프) 시장에서 발광다이오드(LED) 비중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의 대응은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광원 및 시스템 업체들이 협력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자동차 LED 헤드램프 시장은 연평균 73.3% 급성장하며 2020년 2438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LED 헤드램프 시장이 28만개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8년 사이 90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 같은 급성장 배경은 고급차 위주로 적용되고 있는 LED 헤드램프가 향후 일반 자동차로 보편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헤드램프를 부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를 적용한 차량을 연내 양산할 예정이다. 또 푸조와 도요타는 준중형차에도 LED 헤드램프를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는 원가 절감형 설계를 통한 저가형 제품이 출현,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강산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독일과 일본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독특한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LED 헤드램프 적용이 확산되고 있다”며 “LED 헤드램프 비중은 2020년 21%로 고휘도방전(HID) 램프(18.4%)를 추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의 기술 및 상용화 수준은 선진국에 크게 뒤처진다. 현재 LED 헤드램프 시장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의 헬라를 비롯해 유럽업체가 74%를 과점했다. 고이토, 스탠리 등 일본 업체들도 20% 가까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우수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국내 부품 업체들도 LED 헤드램프 확산에 대응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부품 및 전자업체들이 협력해 경쟁력 있는 광원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 센서, ECU 등 요소 기술과 통합제어 능력을 제고해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ED 등 국내 LED 업체들의 차량용 헤드램프용 광원 개발 및 시장 진입이 선진 업체들에 비해 뒤처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에도 LED 헤드램프 비중이 갈수록 확대될 예정이어서 기술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