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칼럼]국내 소재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의 방향](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10/08/484360_20131008160115_127_0001.jpg)
모든 산업에는 완성품을 조립 생산하는 전방 산업이 있고 완성품에 들어가는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후방 산업이 있다. 지금까지는 전방 산업에만 관심이 쏠려왔다. 소재 산업의 발전은 우리 경제의 눈부신 발전에 비하면 미약한 느낌이다.
국내 전방 산업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지금, 소재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이 빠르게 크지 못하는 이유를 들 수 있다. LED 산업은 LED 소자 가격이 비싼 것이 큰 걸림돌이다.
이처럼 소재 기술 핵심기능이 발휘되지 못한다면 새로운 전방 시스템 및 완제품 산업의 경쟁력도 불가능한 일이다. 디스플레이, 바이오, 나노 등 신성장동력 산업에서도 신소재 개발 또는 기존 소재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정부는 일찌감치 대응 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이라는 조직을 신설해 관련 기능을 종전보다 확대, 통합했다. 세라믹 산업을 전담하는 조직인 섬유세라믹과도 늦게나마 만들었다.
소재 관련 연구개발(R&D) 국책과제가 다양해지고 예산이 증가하는 추세도 국내 소재부품 산업에서 고무적으로 평가한다. 아쉬운 점은 소재 관련 연구개발이 실용화 단계에만 치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연구개발 과제 대부분은 3~5년의 중기 과제가 차지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산업은 국내 고유 기술로 제안되기보다는 해외에서 기초 원천 연구단계를 장기간 거쳐 도출됐다. 이미 미국, 일본 등은 소재 기초 연구로 신소재 원천기술을 응용하는 단계기 때문에 국내 연구개발이 실용화에 치중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소재 산업은 실용화에만 안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실용화 단계의 개발 사업은 해외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적기 대응이 관건이다. 이에 걸맞은 우수한 개발 능력과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지금 국내 중소기업 규모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중견 또는 대기업만 생존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견·대기업 위주의 소재부품 산업에는 한계도 발생한다. 소재의 다양한 기능에 대기업이 맡기 어려운 소량 생산이 요구될 때도 많기 때문이다.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량의 핵심 소재·부품까지 적기에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국내 소재산업 특성에 대응하고 소량 생산을 담당할 중소기업에 대한 더 많은 투자도 절실하다.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 개발만이 독창적인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할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학계 등과 협력한 소재·부품 관련 벤처기업의 육성은 정부의 실용화 단계에 있는 연구 사업을 더 긴요하게 만들 것이다. 이후 투자 펀드 활성화까지 뒤따른다면 보다 많은 벤처가 제조업 관련 중소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소재산업 발전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이뤄야 하는 중대한 과제다. 원천소재 연구개발은 가장 중요한 성장 발판이 될 것이다. 종전 실용화 단계를 위한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투자는 원천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원, 벤처기업 등을 길러낼 것이다. 벤처기업은 다양하고 기발하며 깊이 있는 연구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경쟁력을 가진 소재 개발은 신성장동력 산업을 일으키고 전후방 산업 역시 견실한 밸류 체인을 형성할 것이다. 적극적인 투자와 원천 소재 개발 노력으로 국내 소재부품 산업 전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균형 잡힌 성장을 할 수 있기 바란다.
김종희 한국세라믹기술원 수석연구원 kjh9150@kic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