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농민 옥상옥 농협, 방만경영 질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18일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이구동성 `방만경영`을 질타했다. 임직원의 도덕성 해이는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대출과 상환 능력 미흡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 등 `농민을 군림하는 옥상옥` 조직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아울러 농협의 허술한 보안정책 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지난 4년간 NH농협은행 금융사고 피해액만 380억원, 조합 피해액도 176억원에 달한다”며 “이 중 내부직원의 횡령과 유용이 65.5%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농협조합의 대출사기로 인한 지급정지 사례는 8128계좌에 피해금액만 311억원을 넘었다”며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구제 환급대상에 포함돼지 않아 선의의 고객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주홍 민주당 의원은 “농협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1조2612억원, 부실채권 비율은 무려 44.72%에 달한다”며 “농협의 고정이하 여신이 다른 시중은행 전체 고정이하 여신보다 많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은 “조속히 부실 PF 정리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황 의원은 “농협 PF대출 부실이 다른 은행에 비해 심한 것은 농협 심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방증”이라며 “결국 그 피해는 농민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농협은행은 당기순이익, 자산수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모든 경제지표가 시중은행 평균을 밑돌고 있다”며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나설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따졌다. 임 회장은 지난달 30일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매물로 나온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자산운용·우리금융저축은행을 모두 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협이 농촌 발전과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10년 전 평균 1205만원이던 농가소득이 지난해 919만원으로 떨어진 반면, 농협은 임직원 수가 8만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며 “농협은 정부 눈치만 볼 게 아니라 농민 눈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의 전산 보안 취약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승남 의원은 “농협은 IT본부 분사의 역량 있는 전문보안인력 부족으로 사고 대응과 예방이 불가능하다”며 “(보안)솔루션만 구축하고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