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한류 `K-테크브랜드`]<1>플렉시블 디바이스·투명 나노소재부품

`K-테크브랜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원천·응용기술군 가운데 미래 전기·전자산업을 주도할 10대 기술을 추린 것이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이들 10대 기술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 차원에서 원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신기술 한류`를 전파한다는 구상이다. 미래 대한민국의 기술 거점이 될 K-테크브랜드 10대 기술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플렉시블 디바이스 개념도
플렉시블 디바이스 개념도

최근 주요 스마트 기기 업체가 잇따라 스마트와치를 선보이면서 플렉시블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은 정형화된 플렉시블 디바이스를 넘어 소비자 요구에 맞춰 자유롭게 형태 변경이 가능한 기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에 이어 또 한번의 디바이스 혁명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플렉시블 디바이스와 투명 나노소재부품 기술이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15년 11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 420억달러로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플렉시블 디바이스 기술은 종이처럼 얇고 유연한 기판을 활용해 손상 없이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반도체 소자와 디스플레이 등을 구현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는 물론 센서, 통신, 소재·패키징 등 전 영역에서 대응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센서 측면에서는 유연한 기판에 차별화된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물리 센서와 의료·환경 등 타 산업과 융합을 촉진하는 화학·바이오센서가 주목된다.

소재·패키징 쪽으로는 전자기기에 요구되는 방열, 전도, 무선충전, 에너지 생성·저장 등에 필요한 폴리머와 무기물을 결합한 유연 소재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안광호 KETI 책임연구원은 “진정한 플렉시블 디바이스가 나오려면 각 요소기술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며 “대내외 협력 체제를 구축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디케이유아이엘이 KETI가 선행 개발한 촉각 센서를 기반으로 플렉시블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한 3차원 촉각 인지 터치스크린패널(TSP) 개발·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투명 나노소재부품도 유망 기술이다. 전자기기를 투명화해 후면 정보를 습득하고 공간 에너지를 차단·흡수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불투명한 정보 표시 환경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휴대폰은 물론이고 스마트홈·빌딩 윈도, 자동차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투명 디스플레이 전극·소자 기술을 비롯해 고투명도와 낮은 면 저항을 유지하면서 전극의 구부림이나 늘림에도 고유의 물성이 바뀌지 않는 고품질 그래핀 대면적 기술이 핵심이다.

건축물에도 쓰이는 만큼 에너지 절감 소재의 중요성도 크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만드는 냉난방 부하 저감용 스마트 윈도가 보편화될 전망이다. KETI는 신진엠텍과 함께 스마트 윈도에 응용할 수 있는 필름 기술을 개발 중이다.

플렉시블 디바이스와 투명 나노 소재부품 기술 모두 아직은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적인 접근 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천 기술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플렉시블 전자소재의 기술력을 서둘러 높이는 등 우리만의 핵심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