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산은·정금공, 중소기업 외면…대기업 몰아주기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중소기업 대출을 외면하고 대기업 대출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중기 대출 확대를 공언했지만, 헛구호에 그쳤다.

29일 두 기관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종훈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산은의 전체 대출잔액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16조원)에 그쳤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76.4%(58조2000억원)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산은 대출잔액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35.6%에서 2010년 35.2%, 2011년 29.2%, 2012년 23.8%로 악화일로다. 정금공도 전체 대출잔액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월 기준 36%(9조3000억원)에 불과했다. 2010년 53.4%(3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17%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김 의원은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지원은 소홀하고, 자금조달이 용이한 대기업 대출에 집중해 시장 마찰을 유발했다”며 “정책금융 주요업무 중 하나는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며, 중소기업에 효율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대기업 유착이 STX그룹과 동양그룹 사태를 촉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병두 의원(민주당)은 산업은행 국정 감사에서 STX그룹 부실에 이어 동양그룹 사태가 주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대기업 유착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동양과 동양시멘트에게 제공한 여신 잔액은 2013년 9월 기준 4762억이며, 2005년에는 최대 1조771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 산업은행 출신으로 동양과 주요 계열사로 재취업하거나 파견된 사외이사는 현재 드러난 인원만 2000년 이후 13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홍기택 행장이 사외이사로 재임하면서 계열사간 자금 지원 목적 등으로 동양생명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 부실CP를 찍어낸 동양파이낸셜의 동양증권 자회사 설립 승인과 유상증자 참여, 동양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던 동양선물 지분 취득을 찬성했다”며 “이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동양증권을 사금고화 하는 것을 견제하지 못하고 방기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민 의원은 “산업은행을 중소기업과 신성장동력 육성 등 순수정책금융 기관으로 환원하려면 대기업 여신과 구제금융에 편중된 산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표]산업은행 중소기업·대기업대출현황 자료-김종훈 의원실

(단위 : 억원)


* ( )은전체대출에서차지하는비중. 대기업안에중견기업포함

[국감]산은·정금공, 중소기업 외면…대기업 몰아주기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