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선도대학 좌담회]"연구 성과를 활용 여부가 대학 IP 경쟁력"

특허 출원 건수 기준으로 세계 4위 대한민국. 그러나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가 가진 특허가운데 70%는 `장롱 특허`다. 국가 R&D예산 가운데 많은 부분이 대학에 투입되지만 성과 활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수 업적 평가에 특허 출원 건수 지표가 포함돼 지식재산(IP) 창출은 활발하다. 그러나 양적 지표의 한계로 질 좋은 특허 창출에는 무관심하다. 산업계에서 필요한 특허보다는 발명이 그대로 특허로 연결돼 기술이전 사업화도 어렵다. 창조경제 실현의 최전방에 있는 대학에서 IP 창출·보호·활용이라는 선순환 구조와 IP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창조경제형 IP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교육과정에 IP 관련 과목을 포함시키는 등 문화 인프라를 갖춰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특허 출원이라는 한 측면에서 벗어나 대학이 갖추고 있는 IP 경쟁력을 다각적으로 분석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자신문이 지난 9월 실시한 `2013 대학 지식재산경쟁력 평가`는 IP 문화, IP 역량, 글로벌 경쟁력, 산업기여도 등 분야별 대학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했다. 대학 IP 정책과 지원, 행정 시스템 등으로 기본 IP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돼 있는지 파악했다. 대학이 출원한 특허가 산업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분석해 IP 활용 측면을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만 통용되는 특허보다 해외 시장에서 쓸 수 있는 IP 경쟁력도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력은 해외 특허 출원건수와 표준 특허 관리 여부 등을 주요 대학 IP 평가 지표로 삼았다. IP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 등 산업계 파급 효과도 대학에서 관심 가져야 할 주요 IP 경쟁력이다. 김 청장은 “대학에서는 연구 성과물로 IP보다는 산업계에 영향력 있는 특허 창출과 활용에 관심 가져야 할 것”이라며 “특허 정보를 잘 활용해 기술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도 대학이 갖춰야 할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