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IP현장을 가다]<3>상표와 디자인이 강한 프랑스

유럽은 통합특허법원(UPC) 설립 논의가 한창이다. 유럽 지식재산(IP) 강국 가운데 프랑스는 UPC 시행뿐 아니라 상표권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를 많이 보유한 상표 강국인만큼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보호하기 위한 프랑스의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 IP현장을 가다]<3>상표와 디자인이 강한 프랑스

유명 상표 권리 보호는 프랑스 IP 업계에서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최근에는 자동차부품과 의약품 관련 상표분쟁이 늘면서 상표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접근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상표를 보호하는데 법원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법원은 특허분쟁과 마찬가지로 상표분쟁을 해결해 상표권자 권리를 보호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단점이다. 알랭 미슐레 프랑스 변리사회장은 “프랑스에서 상표권 보호를 위한 또 다른 기관은 세관”이라며 “IP전문가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입금지와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관에서 상표권을 보호하는 것이 지금 프랑스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다. 상표권자는 세관에 상표권 침해 정보를 제공하고 세관은 위조상품이 수입되는 것이 파악되면 상표권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소송으로 상표권을 지키거나 수입금지를 시키기 위해서다.

세관에서는 상표 변리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표권 정보와 관련 법률 자문을 받는다. 활발한 정보교류가 프랑스 상표권 보호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상표권자가 권리를 선언하면 문서로 확인증명서가 나온다. 상표 확인증명서를 확인한 세관은 위조상품 유통 현장에서 바로 수입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3년 전 도입한 국제 상표 네트워크 체제도 효과를 보고 있다. 미슐레 회장은 “위조상품을 팔거나 보유한 사람에게서 위조상품 공급 라인을 확보하는 시스템”이라며 “상표권 침해자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파악해 위조상품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랭 미슐레 프랑스 변리사회장

“유럽통합특허법원에서는 변리사에게 소송대리를 맡을 수 있는 새로운 자격을 요구합니다. 기존 유럽변리사(EPA)가 특허행정 처리를 할 수 있다는 능력은 인정받지만 UPC는 소송대리에 있어 더 많은 자격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자격을 갖추기 위한 교육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유럽 IP 업계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입니다.”

유럽 변리사가 통합특허법원에서 소송대리를 맡기 위해서는 법률적 기술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알랭 미슐레 프랑스 변리사회장은 완전히 바뀌는 체제를 위한 교육이 지금 유럽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이라고 소개했다. 미슐레 회장은 “변리사 각자가 자격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준비를 하겠지만 대학과 교육센터 등에서도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산업재산권 교육센터(CEIPI)가 있습니다. 소송대리를 위한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죠. 센터를 중심으로 변리사 교육이 진행됩니다. 어느 정도 교육 시스템이 마련되고 나면 여러 대학과 IP 관련 기관에서도 유사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통합법원에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는 변리사에 대한 유럽의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체제 대비가 유럽에서는 이미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미슐레 회장의 의견이다. 그는 “독특하면서도 발전된 시스템에 적합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며 “통합법원을 준비하는 나라별 입장은 세부사항마다 다르지만 선진화된 특허법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