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민생고](https://img.etnews.com/photonews/1311/497832_20131114161642_489_0001.jpg)
중앙부처 2단계 세종시 이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공무원들은 시계 바늘이 멈추길 바랐지만 달력 한 장 만 남겨뒀다.
과천에 위치한 산업통상자원부도 다음달 13일 무역투자실을 시작으로 20일, 27일 일주일 간격으로 각 실국이 이삿짐을 꾸린다.
자연스레 직원들 고민도 커졌다. 몇 달 전 만해도 `무대책이 대책`이라며 느긋한 모습을 보였던 사람들도 서서히 두통을 호소한다.
세종 이전을 대처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일단 몸이 견뎌낼 때까지는 서울에서 공무원 버스로 출퇴근하겠다는 사람부터 일찌감치 분양받은 아파트로 입주를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출퇴근족`도 두 부류다. 어차피 공무원 생활 오래 남지 않았는데 힘들게 거처를 옳길 필요 없다는 간부들이 있는가 하면 자녀 교육, 집, 결혼(혹은 연애) 문제 등 때문에 옮기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다.
운 좋게 저렴한 `원룸`을 구했다며 흐뭇해하는가 하면, 집 구하러 갔다가 허탕쳤다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에선 중앙부처 세종 이전을 주관한 담당자들을 감사(監査)해야 한다며 허술한 지원 체계에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다.
국민들의 `민생고` 해결에 힘써야 할 공무원들이 관(官)이 아닌 민(民)이 되어 몸소 민생고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세종으로 옮긴 후에도 관심이 온통 개인사에 쏠릴텐데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는 한 직원의 말이 단순한 푸념으로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것을. 마냥 앉아서 주사위에서 높은 수가 나오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2개가 나오면 돌려서 3개로 만들고, 한 번 더 돌려서 5~6개로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선 민생고에 빠진 부처 공무원들이 아닌 더 높은 자리에 있는 관(官)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