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와 대형 할인매장을 거쳐 완구점에 간 이 사람은 중류층 가정의 엄마일 것”이라 말하는 린 로버 씨의 눈빛이 반짝인다. 곁에 있던 그의 남편 스캇 그라임스 씨는 “주점에서 돈을 쓰고 타코벨을 산 이 분은 혼자 사는 미혼 남성일 것”이라 말을 이었다.

일련의 데이터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28일 포브스에 이렇게 말한 이 부부는 미국 금융 거래 데이터 분석 기업 `카드리틱스`를 창업한 데이터 전문가다. 소비자의 각종 금융 거래 내역을 분석해 은행과 유통·제조사 마케팅 담당자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타깃 광고로 일어나는 매출의 10% 수익을 카드리틱스와 금융사가 분배하는 식의 사업 모델이다.
물건을 산 이가 누구인 지는 모르지만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분석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로버 씨는 “이 데이터가 마케팅 담당자로 하여금 얼마나 더 소비자에게 더 잘 접근하도록 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이전에 없었다”고 말했다.
아틀란타에 소재한 카드리틱스는 미국 은행 70%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연 110억건의 거래를 분석하는데 금액으로는 5000억달러(약 530조7000억원)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포함한 400여개 은행의 3500만명 이상 소비자에게 웹사이트·모바일 앱으로 광고를 띄운다. 이 광고가 분기별 5억 달러(약 5300억원)의 매출을 일으킨다. 카드리틱스와 유사한 기업으로 카테라 커머스, 에도 인터랙티브, 프리모니, ERN글로벌 등이 있다.
성장세는 높다. 카드리틱스는 4분기 2500만달러(약 265억35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 네 배 규모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두 배 성장을 기대한다. 부부는 가나안 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억400만달러(약 1104억원) 규모 투자도 받았다.
분석의 한계도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샀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어느 상점에서 돈을 썼는지 알지만 구입한 재화가 무엇인지 모른다. 고객이 누구인지에 대한 구체적 정보도 알 수 없다. 은행은 카드리틱스를 포함한 데이터 분석 기업이 은행 서버에서 데이터를 옮겨갈 수는 없게 한다. 단순히 볼 수 있게만 한다는 것이다.
아딧야 바신 뱅크오브아메리카 부사장은 “소비자 정보는 은행 안에 남아 있으며 어떤 고객 정보도 카드리틱스를 포함한 다른 업체에 제공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로버 씨는 “누군가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썼는지를 알려고 할 뿐 그의 개인 정보를 알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