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발표되자 방송사업자 간 이해득실이 엇갈리는 표정이다. 지상파·케이블TV·위성·IPTV 등 플랫폼에 관계없이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숙원을 해결한 것에는 환영의 뜻을 보내면서도 경쟁사의 혜택에 경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상파는 수신료 현실화와 MMS 도입, 광고제도 개선 등을 환영했다. 방통위가 추후 발표할 예정인 방송광고제도 개선 로드맵에 중간광고 허용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돼 광고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수신료 현실화와 맞물려 있는 의무재송신 제도 검토에 따라 재송신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우려한다. 유료방송으로부터 받는 재송신료 수입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케이블TV는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와 8VSB 도입이 긍정적이다. 의무재송신 확대는 갈수록 높아지는 지상파 재송신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기다. 8VSB를 도입하면 디지털 전환 속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지상파에 MMS를 허용하는 것이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계획에는 MMS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입할지 등은 밝히지 않아 추후 논의 과정에서 광고 허용, 도입 채널 수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IPTV 업계는 8VSB 도입이 부담스럽다. 케이블TV가 쉽게 가입자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IPTV 업계에서는 KT와 비KT 사업자 간에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KT는 DCS 허용으로 새로운 영업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위성방송을 소유하지 않은 다른 사업자는 DCS가 달갑지 않다.
유료방송 규제일원화는 케이블과 위성, IPTV 모두 위기와 기회가 될 수 있다. 케이블과 위성, IPTV에 제각각 적용하는 시장 점유율과 기술 기준이 일원화되면서 무한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 장기적으로 가입자 제한 기준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지면, 위성과 IPTV를 함께 보유한 KT의 공격적 사업 확대로 예상된다.
종편은 8VSB 도입으로 더 좋은 화질의 방송을 서비스할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지상파의 채널을 확대하는 MMS 도입이나 중간광고 허용 등은 반대하고 있다.
※ 플랫폼별 이해득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