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결산]휴대폰

올해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공비행을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입지를 공고히 했고, LG전자는 3위로 치고 올라오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성장세를 이어온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은 나 홀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보조금 단속 강화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도입 논의 등으로 시장이 위축됐고,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이 간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삼성·LG, 글로벌 시장 석권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치열한 세계 1위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며 1위 자리를 굳혔다. 지난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애플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특히 3분기에는 세계 전 대륙에서 휴대폰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가 전 대륙에서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세계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노키아에 밀려 2위에 머물렀던 중동·아프리카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기어`를 선보이며 기술 트렌드도 주도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당당히 3위로 올라섰다. `옵티머스G프로`와 `G2`, 곡면 스마트폰 `G플렉스`까지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연이어 내놓았다. 또 구글과 협력해 `넥서스4`와 `넥서스5`를 연이어 제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기술력과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에서 글로벌 3위에 올랐다. 보급형 제품도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만 아직은 화웨이, ZTE 등 4위권 기업과의 차이가 크지 않아 현재의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야 하는 것이 과제다.

◇위축된 국내 시장에선 고전

해외와 달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연초부터 강화된 보조금 단속으로 시장이 얼어붙었고, 이 같은 분위기는 1년 내내 이어졌다. 단통법 제정 논의 등이 연초부터 있었지만, 아직도 정리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시장 위축의 이유다. 국내 시장이 축소된 또 하나의 이유는 빠른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시장 포화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팬택은 시장 축소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팬택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향후에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인 박병엽 전 부회장이 회사를 떠나고, 임직원의 3분의 1 수준인 800여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이후 팬택은 `베가 시크릿노트`와 `베가 시크릿업`을 연이어 내놓으며 부활 가능성을 보여줬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