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8VSB, 아날로그 케이블도 HD 본다…시청자 편익 대대적 개선

8VSB 시대 열린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에만 허용된 8VSB(8레벨잔류측파대) 방식의 전송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도 허용된다.

이에 따라 954만명의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가 지상파 방송 뿐만 아니라 드라마·스포츠·종편·보도채널 등 모든 채널을 고화질(HD)로 볼 수 있게 됐다.

[이슈분석]8VSB, 아날로그 케이블도 HD 본다…시청자 편익 대대적 개선

방송사업자간 논란에도 불구하고 8VSB 전송 방식이 시청자 편익과 복지 향상에 일조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장 8VSB 전송이 구체화되면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는 디지털 셋톱박스를 설치하거나 혹은 고가의 디지털 케이블TV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고도 고화질 HD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 가구 중 70%가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날로그 방송 수신 가구 중 디지털 TV수상기를 보유한 750만 단독 세대와 200만 단체계약 가입자들이 고화질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아날로그 수상기를 보유한 이용자의 디지털 수상기 구매 지원은 물론 컨버터(Digital to Analoge) 제공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 콘텐츠의 경험재적 특징을 고려,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에게 고화질 디지털 방송 서비스를 향유하도록 해, 단계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확산하고 양방향 서비스로 유도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8VSB 전송 방식 허용으로 고화질, 다채널에 대한 시청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널 숫자 감소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아날로그 채널 하나를 송신하기 위해서는 6㎒ 대역의 주파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60여개의 아날로그 채널을 송신하기 위해서는 총 360㎒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

8VSB 전송방식은 HD와 SD화질의 채널을 각각 1개씩 6㎒ 대역에 송신할 수 있다

기존 모든 아날로그 채널 60개를 전부 디지털 채널로 전환하면 화질에 따라(DH, SD) 다양한 형태로 채널 구성이 가능하다.

가령 HD 40개 채널, SD 20개 채널로 구성시에는 240㎒((6㎒ X 20개 채널)+(6㎒ X 20개 채널)로 가능하고 유휴 주파수(120㎒)로는 시청자에게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케이블TV 사업자는 기존 아날로그 기본형 상품 채널에서 제외되는 채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주파수 활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8VSB 전송 방식 허용은 방송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디지털 전환방식은 셋톱박스 설치를 통한 디지털 전환이다. 하지만 비용 증가는 물론 조작의 어려움, 불필요한 설치 공간 점유 그리고 소비전력의 증가(대기전력 15W)에 따른 부담으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8VSB 전송으로 고화질· 고음질의 HD 디지털 방송을 경험하지 못한 가입자에게 고품질의 디지털 방송을 제공, 아날로그 잔류 희망자에게 디지털 방송 서비스에 대한 경험과 이용 방법 등에 대한 학습 기회 제공이 가능하다.

일방적인 양방향 디지털 전환을 강요하는 것보다 8VSB를 활용, 단계적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과거 주요 케이블TV 사업자가 무상으로 디지털 전환 프로모션을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디지털서비스 사용 불편`을 이유로 아날로그로 재전환하는 가입자가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율이 정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8VSB 전송 방식이 아날로그 방송 시청가구의 디지털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선 이르면 2016년을 전후로 아날로그 방송 수신 가구 100%를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8VSB 전송 방식은 개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보호는 물론 방송 콘텐츠 시장 활성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PP의 100% HD편성을 견인하고 고화질 콘텐츠를 양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별 PP콘텐츠도 지상파 콘텐츠와 동일하게 고화질로 제공하는 만큼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콘텐츠 다양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TV 사업자는 8VSB 전송 이후에도 요금 체계를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IPTV 등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요금 체계를 조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8VSB란=8레벨 잔류 측파대(8-VSB, 8-level vestigial sideband) 전송은 디지털 신호를 송출하는 방식으로, 현재 지상파 채널에서 사용하고 있다. 8VSB는 1개 채널당 6㎒ 대역폭을 사용해 아날로그 케이블에도 고화질(HD)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