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신년특집]인터넷 해외 진출, 싸이월드 실패 밟지 않으려면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생기기 전 이미 1999년 우리나라에는 SNS `싸이월드`가 나왔다. 1999년 인맥 기반 커뮤니티로 출발한 싸이월드는 2001년 미니홈피를 내놓으며 주목받았고,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후 2007년까지 초고속 성장했다.

아쉽게도 성장은 해외로 이어지지 못했다. 싸이월드는 지난 2005년부터 미국, 일본, 대만, 독일 등에 진출했지만 곧 철수했다. 늦은 스마트폰 대응, 폐쇄성, 지나친 현지화 등으로 해외 진출에 실패했다.

싸이월드는 스마트폰으로 변하는 흐름을 읽지 못했다. 아이폰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싸이 1촌보다 휴대폰 전화번호가 강력한 네트워크가 됐지만 싸이월드는 노후한 1촌 네트워크를 버리지 못했다.

진출 국가마다 현지 특화 싸이월드를 만들었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2011년 한류 팬과 젊은 여성층 등 틈새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공통 플랫폼 기반 글로벌 싸이월드도 부진했다.

국내 인터넷 규제 환경도 싸이월드의 해외 진출 발목을 잡았다. 1차 해외 진출 당시 각 나라마다 별도 서비스를 만든 것은 주민등록번호로 실명을 인증해야 하는 국내 규제 환경과 맞추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 국내 사용자가 해외 가입으로 국내 규제를 우회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회원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관행은 결국 2011년 싸이월드와 네이트 개인정보 해킹 사건으로 이어져 2차 해외 진출 계획을 야심차게 준비하던 SK컴즈의 발목을 잡았다.

사용자 편의성도 문제였다. 싸이월드는 내 미니홈피라는 본거지를 기점으로 친구들의 미니홈피를 차례로 방문하고 친구가 내 미니홈피에 찾아오는 구조다.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일촌 파도타기를 하거나 일촌평을 남겨야 네트워크가 유지된다.

반면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친구 소식이 자동으로 사용자 페이지에 전송되는 `피드` 방식이다. 여기에 `좋아요` 버튼 하나로 친구에게 간단하게 관심을 표현할 수 있다. 점점 덜 번거로운 서비스를 찾는 사용자에게 쉽게 파고들 수 있는 구조다.

또 페이스북은 `개방`으로 가입자들을 끌어 모았다. 외부 개발자에게 처음부터 문을 열어놓아 계속 진화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자신들이 모든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독차지하기보다는 SNS를 외부 개발자들에게 개방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