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국제 브랜드 카드 로열티만 매년 1000억원 `줄줄`

끝나지 않은 카드 로열티 분쟁

[이슈분석]국제 브랜드 카드 로열티만 매년 1000억원 `줄줄`
[이슈분석]국제 브랜드 카드 로열티만 매년 1000억원 `줄줄`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는 한국에서만 연간 1000억원대 로열티를 가져간다. 올해 6월 기준 국제 브랜드 카드 발급 매수는 7354만장으로 총 카드 발급매수 1억913만장의 67.4%에 달한다. 이 중 로열티가 부과되는 `로열티 지급 카드`는 6487만장으로 59.4%다.

반면 로열티를 부과하지 않는 국제 브랜드 카드는 866만장으로 10분의 1 수준이다. 최근 4년간 국제 브랜드 카드 발급은 소폭 감소 추세다. 하지만 평균 전체 카드의 50%이상을 잠식하고 있는 건 여전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로열티를 지급하는 국제 브랜드 카드는 8052만장, 2011년 7859만장, 2012년 6854만장, 2013년 6월 기준 6487만장으로 평균 50%를 훌쩍 넘는다.

올해 신규 발급된 카드도 일부 감소 추세지만, 국내 전용 카드를 훨씬 앞질렀다. 올해 6월 기준 신규로 발급된 로열티 지급 카드만 647만장. 국내 전용 카드 450만장을 압도했다. 해외 사용 실적이 없어도 국내 카드사는 비자와 마스터 카드 등에 연 평균 1000억원대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국내 카드 사용 수수료가 해외 사용분의 6배가 넘었다.

국내 카드사는 해외망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외국계 카드업체에 지불해 국부 유출 논란까지 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카드사가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사에 지급한 해외 사용 수수료는 153억원이었다. 비자·마스터카드 등은 해외 결제망을 제공하는 대가로 카드사로부터 결제금액의 1%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비자·마스터 등은 국내 결제금액에 대해서도 0.04%의 수수료를 챙긴다. 해외 결제망을 사용하지도 않아도 국내 카드사가 수백억원의 로열티를 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해외 사용 수수료 대비 국내 사용 수수료 총액은 6배에 달한다.

2009년 국내 8개 전업카드사가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한 국내 사용 수수료는 2009년 702원, 2010년 812억원, 2011년 878억원, 2012년 95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사용분에 대해 1062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해외 사용 수수료보다 국내사용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국내 카드사는 이 수수료를 국제 겸용 카드 연회비 등으로 충당해 낸다. 즉 국내에서 비자나 마스터 카드 로고가 새겨진 국제 겸용카드를 사용하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결제 수수료의 0.04%를 빼가는 구조다. 카드업계는 이를 명확히 고지하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실제 2012년 국제 브랜드 카드 7350만장 중 86.7%(6376만장)가 해외 사용 실적이 없는 국내 사용분이었다. 금융 당국은 이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연회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표] 국제 브랜드 카드 발급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단위 : 만매, %)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