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창조경제의 틀을 잡고 성과를 준비하기 위한 매우 분주한 한 해였다. 개념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창조를 통한 경제발전, 즉 창조가 경제성장의 동력이라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는 문제 제기, 기술과 문화를 접목하는 융합 아이디어, 파괴적 발상으로 시작하는 시장 경쟁력은 이제 창조로부터 나온다.
다음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되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전시회 `CES 2014`에는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상품과 기술이 대거 소개된다. 이 행사는 세계 전자·IT 산업의 창조 트렌드를 한 눈에 가늠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 CES 화두는 △초고선명(UHD) △웨어러블 기기 △진화하는 자동차 △디지털 피트니스 △차세대 게임 등 5가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105인치 곡면 UHD TV, 원하는 대로 화면을 구부릴 수 있는 `가변형 TV`를 비롯해 프리미엄 주방 가전 등은 창조개념이 깃든 세계 최고의 자랑스러운 우리 혁신제품들이다.
지난해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한국 ICT는 약진을 거듭했다. 그러나 시장 성장세는 둔화됐고 제품 생산과 수출은 휴대폰·반도체·TV·패널 등 대기업이 생산한 소수 품목에 한정됐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중국 등의 저가공세로 심하게 오염됐고 이마저도 극심한 시장경쟁으로 위기가 지속됐다. 큰 기대를 모은 클라우드·빅데이터 산업이 주춤거리는 가운데 이들을 뛰어 넘을 그 무엇이 필요한 시점이다. 창조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다행히 창조경제타운·국제미래학회·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등 자발적이고 다양한 민관포럼, 위원회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소프트웨어(SW) 전략, 소재부품 기술, 사물인터넷, 의료바이오, 웨어러블 컴퓨터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아이디어와 정책제안도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이들 활동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창조적 아이디어와 논의는 끊임없이 제시될 것이다.
올해로 19년째에 접어드는 미래모임 역시 매월 가시적인 주제를 선정, 집중 토론해 나갈 것이다. 특히 신기술·융합과 더불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 입체적으로 논의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 글로벌 지향이다. 좁은 내수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찌기 음악·체육계는 조기 유학으로 어릴 때부터 세계 수준으로 눈높이를 맞춰 나갔고 성과 또한 일등이었다. 중국은 20년 전부터 수출 성과의 8%를 기업에 인센티브로 돌려준다고 한다. 좋은 사례다.
둘째, 창조의 노력은 결국 삶의 질 향상에 있음을 놓치지 않고자 한다. 세밑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퍼졌던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부족하고,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더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더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돈을 버는 법은 배웠지만 나누는 법은 잊어버렸고(중략)`라는 송년사는 특히 공감이 간다. 그동안 행복보다는 산업 발전을, 삶의 질 향상보다는 시장 활성화가 더 중시돼 목적보다 수단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셋째,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논의하고자 한다.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서 정부는 인재양성, 원천기술 연구지원, 표준화 지원 및 법제도 개선에 힘쓰고 민간은 기술투자 확대, 적절한 타이밍의 인수합병, 핵심인재 채용 및 유치를 전략적으로 구사해 시장경쟁력 제고와 일자리창출로 이어졌으면 한다.
연말 받은 성탄 카드에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새해되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정말 세상은 상상만으로, 꿈꾸는 대로 모든 것이 구현될 수 있는 시절이 됐다. 올해도 여러 정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이지만 무궁한 꿈과 희망으로 창조경제를 구사해 나간다면 갑오년도 승승장구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상철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회장 ssc03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