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애플 아이폰용 해킹 도구를 개발했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독일 슈피겔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애플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협조한 적이 없으며 이 사실 자체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슈피겔 취재진이 열람한 문건에 따르면 NSA가 개발한 해킹용 도구 중에는 `드롭아웃지프(DROPOUTJEEP)`라는 아이폰 도청용 소프트웨어가 있다. 드롭아웃지프를 아이폰에 설치하면 파일, 문자메시지, 전화번호부, 위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카메라와 마이크를 제어할 수도 있다.
크리스틴 후게트 애플 홍보담당 임원은 어떤 제품이든 NSA가 도청용 도구를 개발하는 데 협조한 적이 결코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보도된 NSA 프로그램이 우리 제품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몰랐다” 말했다. 이어 “우리는 보안 공격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해킹 배후가 누구든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NSA의 사찰 계획과 도청 시도가 잇따라 폭로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IT업계의 불만이 커진다. 정보기관이 불법 행위를 자행하면서 개인과 기업 비밀을 침해해 실리콘밸리 기업이 고객 신뢰를 잃는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 기업은 NSA의 도청과 사찰을 막기 위해 보안 조치를 강화하면서 막대한 추가 부담을 안게 된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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